함양 출신 산악인 박명환(55)이 출판한 ‘코리아루트’가 한국 등산 관련 최초로 2024년 세종도서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현재 경남과학교육원 홍보팀장으로 근무하는 그는 함양 유림초등학교와 산청 경호중·고교를 졸업하고 지난 19997년부터 히말라야 원정을 다니며 5권의 히말라야 관련 책을 출판한 한국을 대표하는 산악작가로 유명하다.
세종도서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국내에서 출판하는 서적 가운데 양서 출판 의욕을 진작하고 국민의 독서문화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학술 부문과 교양 부문에서 우수 도서를 선정, 전국 공공도서관 등에 보급하는 정부 지원사업이다.
박명환 홍보팀장은 지난 5월 18일 한국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산에 새로운 루트를 올라 가장 위대한 등반으로 평가받고 있는 故 강연룡 산악인의 삶과 도전을 다룬 평전 ‘코리아루트’를 출간했다.
이 책은 한국 히말라야 원정 사상 40년 만에 새로운 루트를 통해 세계 14위봉 시샤팡마(8027m)에 올라 한국 최초 8000m 신루트를 뚫은 강연룡(1972~2018년)의 인생 스토리와 함께 히말라야에 대한 열정을 담았다.
강연룡은 1999년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루트 가운데 하나인 파키스탄 가셔브롬4봉(7925m) 북서릉 정상에 올랐다. 1986년 미국·호주 합동대가 세계 초등을 한 이후 13년 만에 이뤄낸 두 번째 등정이었으며 지금까지도 세계 3등이 나오지 않는 난공불락의 벽을 올랐다.
그는 2000년 세계 2위봉 K2(8611m) 남남동벽으로 한국인 최초로 정상에 섰으며 16시간 선두에 눈을 헤치는 저력을 보였다.
특히, 그는 시샤팡마 남서벽에 새로운 루트로 올라 `코리안 하이웨이`로 명명했으며 이 등반은 1962년 한국 최초로 히말라야에 진출한 후 40년 만에 8000m급 고봉에 순수하게 국내 산악인이 루트를 만들며 오른 의미 있는 등반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후 강연룡은 2006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등정, 2007년 세계 4위봉 로체 등정, 세계 5위봉 마칼루 등정 등 뛰어난 등반 실력으로 국내 산악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2010년 세계 8위봉 마나슬루(8163m) 정상을 20여m 앞두고 폭풍설을 맞아 하산하다 후배를 위해 장갑을 벗어주면서 동상에 걸려 손가락 10개를 잃는 불운을 겪으며 하얀 산을 떠났다.
저자 박명환은 6년간에 걸쳐 강연룡의 산에 대한 열정과 뛰어난 등반력, 네팔 현지인을 배려하는 마음, 가족을 위한 헌신 등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 지난 5월 출판했다.
특히 어머니와 누나, 동생 등 가족, 고향 친구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어린 시절을 소개하고 산악인, 직장 동료 등 50여 명을 인터뷰해 강연룡의 삶을 새롭게 조명하는 새로운 형태의 평전을 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리아루트’를 출판한 마운틴저널 이영준 대표는 “지금까지 등산을 소재로 한 책 가운데 세종도서에 선정된 것은 2020년 하루재클럽에서 번역한 책 2권이 있지만 우리나라 산악인이 직접 쓴 책으로는 처음이다”면서“연간 6만권이 넘는 책이 출간되는 가운데 국가에서 선정한 400여 종 가운데 등산 서적이 꼽혔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박명환 홍보팀장은 지난 11월 29일 한국대학산악연맹이 주관하는 제1회 김영도 특별상을 수상했다.
김영도 특별상은 1977년 한국에베레스트 원정대장으로 고상돈 대원을 한국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시킨 김영도 선생(1924~2023년)을 기념해 제정한 것이다.
지난 2023년 세상을 떠난 故 김영도 선생의 유족들이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산악계 후배들과 공부하는 산악인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1000만원을 기탁했고, 한국대학산악연맹은 2024년 김영도 특별상을 제정, 지난 11월 29일 첫 수상자로 박명환 팀장을 선정했다.
김영도 선생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세대 산악인인으로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에베레스트 원정대 대장으로 참여해 고상돈 대원이 한국 최초로 정상에 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대학산악연맹측은 “저자는 20년이 넘는 히말라야 등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내고, 이번에 출간한 ‘코리아루트’는 수십 명의 인터뷰를 통해 강연룡의 삶을 다룬 새로운 형태의 출판으로 김영도 특별상을 수여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명환 팀장은 1997년 인도 케다르나트(6967m) 등반을 시작으로 1999년 K2(8611m), 2002년 초오유(8201m), 2004년 가셔브롬2봉(8035m), 2011년과 2016년 마나슬루(8163m)를 등반했다. 저서로는 ‘구름 위의 세상 히말라야’ ‘부러진 피켈’ ‘그가 거기 있기 때문에’ ‘신들의 정원 히말라야’, 그리고 지난 5월 18일 ‘코리아루트’를 출간하는 등 국내 산악계에서 가장 활발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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