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지리산 자락에 집을 짓고 십수년 정말 소박하게 살아왔습니다. 꼭 필요한 만큼만 버는 대신 책 읽고 음악 듣고 산에 다니며 살려고 귀농했기에 농사 규모가 딱 먹고 살 만큼 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5년 농사 규모를 늘렸습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던 작은아들이 후계농으로 가업을 잇겠다고 해서 규모를 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농산물을 더 생산하는 것은 하나도 어렵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판매입니다. 생산은 내 맘대로 늘릴 수 있지만 판로 확장은 내 맘대로 되지 않습니다. 고민하고 있는데 운 좋게도 이 문제를 해결해준 귀한 인연들을 만났습니다. 첫 번째 인연은 구례의 고(故) 고영문 대표입니다. 서울에서 광고 일을 하다가 귀농한 그분은 구례에서 전문 강사들과 함께 이웃 농부들에게 SNS마케팅을 전파해 주었습니다. 함양에서 관심있는 농부 4명이 차 한 대로 이틀간 오가며 카카오스토리와 페이스북 활용법에 대해 배웠습니다. 단 이틀 몇 시간의 강의였지만 자연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와 철학을 스토리텔링하여 농산물을 판매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판매가 아니라, 농산물이 소비자들에게 더 깊은 의미로 다가가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두 번째 인연은 ‘귀감’이라는 곶감 브랜드를 작명해준 브랜드타임즈의 신동호 교수님입니다. 그의 강의를 통해 단순히 곶감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독창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길을 열어갈 수 있었습니다. 브랜드의 중요성과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나가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용인대 김명란 교수님입니다. 스마트스토어 마케팅 강의에서 디지털을 활용한 판매 전략을 익히며 온라인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귀감’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빅파워 등급까지 올라가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이제는 농사만 짓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이야기를 전하는 일이 중요해졌습니다. 네 번째는 인스타그램 마케팅 전략을 가르쳐준 김금숙 대표님입니다. 특히 인스타그램 릴스 활용법을 배우며 짧은 영상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매출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조언 덕분에 소셜 미디어를 통한 마케팅은 이제 농업 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오픈AI의 챗GPT입니다. 인공지능은 이제 농업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사업 계획서 작성부터 마케팅 전략까지, 챗GPT는 농부의 새로운 방식의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어주었습니다. 최근에 새롭게 추가되는 기능에는 블로그 글도 대신 작성해준다고 합니다. 이 기술 덕분에 더 많은 시간을 생산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이 마지막 인연은 좀 두렵기도 하지만 일단은 시대의 파도를 타는 멋진 서퍼가 되어보려고 합니다. 파도는 어차피 피 할 수도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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