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페이스북에 농업과 관련된 글이 올라왔습니다. 농부들이 일용직 노동이나 공장 일을 병행해야 겨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유감스런 내용이었습니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이 현실은 우리 함양의 농민들에게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일부 스타 농업인을 제외한 많은 농민들이 농업의 낮은 생산성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나는 귀감 덕분에 기반을 마련했지만, 많은 농민들이 여전히 고된 현실과 맞서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귀농 10년차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50대 페이스북 친구 얘기입니다. “귀농 10년 동안을 반추해보면 귀농인 다수가 은퇴 이후 새로운 신 소득 창출을 위해 뛰어들었다가 열에 아홉은 가진 재산 다 까먹고 도시로 다시 가거나 죽지 못해 사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대한민국 농업은 농산물 개방 이후 게임이 끝난 것입니다. 제조업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되면서 자동차, 반도체 팔고 그런 산업기반이 안 되는 농업 국가로부터 수입을 해야 하는 구조인데 해외농산물 수입 반대를 외쳐본들 무슨 소용 있나요? 수년 전까지만 해도 강소농을 외쳤는데 돈 번다는 농장은 그나마 진흥청, 기술원이나 센터를 통해 사업비를 받거나 홍보가 된 농장 일부에 불과 하다는 걸 농사지어 본 사람은 다 아는 얘기입니다. 기후변화, 농촌 소멸시대에 귀농보다는 귀촌으로, 급변하는 농산물 가격에 흥분하거나 분노하지 말고 자급자족하는 전원적인 삶을 준비하는 게 노후에 돈 버는 게 아닌가 합니다. 노후에는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제 나이 50대 초반입니다. 재수 없으면 120까지 살수도 있는데 은퇴 이후 나이 들어 귀농해서 돈 다 까먹으면 거의 50년 이상을 지옥같은 삶의 연속일 것인데 잘 판단해야겠더라구요” 농업은 단순히 생계의 수단이 아닌, 지역 경제와 공동체의 근간입니다. 농업이 무너지면 지역 경제도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그러나 농업의 생산성은 점점 더 낮아지고, 기후변화로 인해 농사의 예측 가능성마저 떨어지면서 미래는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법은 있습니다. 일차 농산물을 가공한 뒤 부가가치를 높여서 판매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거의 유일한 해법임을 알고 있는 지자체들은 농민들이 누구나 농산물을 가공하여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경쟁적으로 가공공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네이버에 ‘농산물 가공센터’ 검색하면 전국 지도에 ’삼성전자 대리점‘보다 많은 지역별 가공센터가 보입니다. “왜요? 함양에도 농산물 가공센터가 있지 않습니까?” 얼마 전 순천 농산물 가공센터 견학 갔을 때 순천군은 관련 시스템이 너무 잘 되어있어 부럽다고 했더니, 순천군 관계자가 이렇게 되묻는 겁니다. 사실 함양에도 가공센터가 없는 것은 아니었기에 없다는 말은 안 했지만 그렇다고 있다는 말도 할 수가 없어 정말 유감스러웠습니다. 있지만 먹지 못하는 걸 계륵이라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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