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잠이 깨었습니다. 그동안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다가 드디어, 마침내, 바야흐로, 결국 서늘해진 밤공기를 마시며 쾌적한 기분으로 잠이 들었는데 공기가 너무 차가웠는지 목이 살짝 부었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심하지는 않아 창문을 닫지 않고 서늘한 공기 속에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찬바람은 불쑥 찾아온 까칠한 애인처럼 반갑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니, 떡 카페를 준비하고 있는 아들은 마음이 설렙니다. 올여름 내내 아들은 떡 카페 오픈 준비하고 있습니다. 함양을 대표하는 다양한 종류의 찰떡과 디저트를 선보이기 위해 이리저리 뛰고 있는데 요즘은 7종 찰떡을 담을 박스를 만드느라 포장재 업체로부터 다양한 샘플을 받고 있습니다.7가지 종류의 찰떡으로 구성된 세트는 마치 다양한 악기가 어우러져 하나의 곡을 완성하는 교향곡처럼 보입니다. 각각의 떡은 고유의 풍미와 질감을 지니고 있어, 한 상자 안에서 다양한 맛의 조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떡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함양의 자연과 전통을 담은 ‘음악’을 연주하는 마음으로 함떡을 빚어내는 것입니다. 떡 카페에서 초연될 ‘함떡’ 교향곡은 8개의 악장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 악장에는 고소한 카스테라가 듬뿍 묻은 인절미가 제1 주제가 되어 등장할 것이며, 두 번째 악장에는 달콤한 팥소를 가득 채운 찹쌀떡이 그 뒤를 잇습니다. 이 두 번째 악장을 구성하는 주제는 전 악장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중요한 모티브입니다. 이외에도 흑임자, 곶감, 사과, 딸기, 산양삼, 크림치즈 같은 다양한 재료로 만든 찰떡들이 각각의 악장에 배치될 것입니다. 마지막 악장에서는 부드럽고 달콤한 크림치즈가 들어간 수제 떡이 완성된 곡을 장식하며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저 재미삼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브람스나 말러의 교향곡을 재현하듯, 각 떡의 맛과 모양, 질감을 고려해 정성껏 만들려고 합니다. 떡을 만드는 일이 단순한 작업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서로 다른 재료를 완벽하게 조화시키고, 각각의 재료가 가진 개성을 살려내는 것은 음악을 만드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아들은 떡뿐만 아니라 음료에도 특별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함양의 전통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음료를 개발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식용 꽃을 얼려 다양한 꽃차를 변주하려고 합니다. 차가운 얼음 속에 꽃잎을 가두어, 음료에 향긋한 향기를 더하고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줄 것입니다.떡카페 ‘함떡’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 되길 바래봅니다. 꿈꾸며 작곡한 함떡 교향곡을 많은 이들이 함께 느끼고, 즐기며, 맛보게 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오프닝 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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