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작은딸이 근무하는 세브란스병원에서의 일이다. 가끔 딸과 병원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병원내의 만남의 약속인 식물원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한번은 식물원 안에 있는 커다란 나무를 본적이 있다. 대부분은 싱싱한 나뭇잎이었지만 더러는 벌레 먹은 나뭇잎도 있고, 시들어져 변색된 나뭇잎도 있고,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도 많이 보였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그 커다란 나무와 나뭇잎이 모두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진짜 살아있는 나무처럼 보이기 위해 더러는 벌레 먹고 시들고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으로 그럴싸하게 만들어졌지만 모두 가짜였다는 것이다. 물론 진짜 나무가 아니었기에 향기도 없었지만... 사실 조화(造花: 인위적인 꽃)는 사람이 만들고 싶은 대로 외형상 화려하고 예쁜 모습을 지니고 있음을 본다. 그러나 그 꽃이나 나무가 가짜라는 사실을 아는 순간 그 화려함도 그 예쁜 모습도 오히려 실망감을 안겨준다. 이 세상도 가식적인 조화 같은 사람들이 많아질 때 세상의 모습이 삭막해 지는 것 같다. 비록 평범해 보이고 별로 아름답지 않게 보여도 그윽한 향기를 머금고 있는 진짜 꽃, 진짜 나무가 많은 세상이 좋지 않을까... 그러한 꽃과 나무 같은 진실된 사람들로 이 사회는 더욱 향기롭고 밝은 세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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