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다. 연일 35도를 웃도는 기온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한다. 이 같은 무더위는 농업인들을 더욱 힘겹게 한다. 농업은 1차 산업이다. 그러다 보니 큰 부가가치를 생각할 수 없고. 시장의 상황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정성껏 키운 작물을 갈아엎거나 방치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놓이기도 한다.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함양에는 작지만 강한 농업을 실천하는 강소농(强小農)들이 함양 농업을 리더하고 있다. 신지식농업인으로서 지난 2일 국회의장상을 받은 강재두 ‘신농산삼약초원’ 대표를 만났다. 현재 (사)한국신지식농업인중앙회 부산울산경남지회장의 중책을 맡고 있다. 지난 2일 함양산삼축제가 한창인 이곳에 새누리당 윤명희 국회의원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전국 신지식농업인대회가 열리는 현장을 방문했다. 농업인 행사를 마친 이동필 장관이 찾은 곳은 강재두 대표가 운영하는 ‘신농산삼약초원’. 휴천면 송전리 첩첩산중에 위치한 그의 농원에서 함양 산삼의 재배현황과 함께 산삼 수확체험을 가지며 힐링을 경험했다. 함양 농업의 리더 격인 강재두 대표의 삶은 롤러코스트와 같았다. 대한민국 대표 축산인에서 빈털터리로 모든 것을 잃고 거리로 내몰리기도 하고. 함양 산삼을 대표하는 그룹에 속하기까지 파란만장한 그의 삶.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그의 인생 이야기를 엿들었다. 강재두 대표는 축산 전문가다. 축산을 전공한 그는 한때는 전국을 대표하는 농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의 끊임없는 연구 개발 노력은 정부에서도 인정해 신지식농업인에 선정됐었다. 지난 80년대 초 새로운 도전 정신으로 전공을 살려 열악한 여건에 있는 우리 축산업에 대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축사20평에 돼지 10두의 영세한 축산농으로 출발. 3.000여두의 기업농으로 성장해 축산경영의 성공적인 모델이었다. 그는 지리산 청정지역인 함양의 특성을 살려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기 위해 꾸준한 연구노력을 통해 함양 축산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도 했었다. 이로 인해 1999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선정하는 신지식농업인에 선정되는 등 대표 축산인이었다. 그러나 그의 이런 성공 가도는 한순간에 무너지며 그의 꿈이었던 축산 부국의 꿈도 물거품이됐다. 축산에 매진한지 10여년이 흐른 2005년 내부적인 문제들이 겹치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강 대표는 모든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를 이끌 대표 축산인에서 모든 것을 잃고 빈털터리가 되어 나락으로 떨어진 그는 한때 ‘절망’에 사로잡혀 헤어 나오지 못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그에게 작은 희망이 찾아 왔다. 휴천면 골짜기에 그의 선조들이 남긴 산이 남아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그러나 찾기는 요원했다. 이때 그에게 갑자기 기회가 찾아왔다. 면사무소에서 일하던 친구가 커피 한잔 하자고해 찾았다가 방치되어 있는 문서를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예전 이장들이 세금 등을 거두기 위해 작성했던 문서였던 것 같은데 할아버지 이름과 산의 정보가 들어있는 겁니다. 지적도 등을 확인하고 측량을 통해 현재의 농장을 만들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마련된 산에 산삼씨앗을 뿌리고 현재는 ‘신농산삼약초원’을 운영한고 있다. 그는 “인생은 흐름입니다. 열심히 살다보면 어디에서가 뜻밖의 도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라며 열심히 사는 이에게 기회가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산삼약초원이 어느 정도 안정되어가자 그는 산삼과 산약초를 이용한 가공식품으로 눈을 돌렸다. 1차 산업으로 분류되던 농업이 이제는 2차. 3차 산업을 아우르는 새로운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는 현재 법인 공동대표로서 가공식품의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그의 농장에는 그의 경험을 전수받기 위한 수많은 이들이 찾는다. 그 중에서도 미래 우리나라 농업을 이끌어갈 농업 관련 고등학생들의 방문은 그에게도 아주 큰 힘이 된다. 그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고등학생들이 커서 어떤 이가 될 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현장에서 일하는 농부가 될 수도 있고. 정책을 입안하는 정부 관료가 될 수도 있고. 대통령까지도 될 수 있는 재목들입니다. 그래서 한 가지 경험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전국 각지에서 들어오는 고등학생들에게 그는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다. 함양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인 산삼을 비롯해 여주 등의 재배지를 보게 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한다. 강재두 대표는 “조금만 정신 차리고 제대로만 하면 반드시 성공합니다. 그러나 노력도 하지 않고 성공을 꿈꾸는 잘못된 생각입니다”라고 말했다. 오늘도 강재두 대표는 첩첩산중 산삼농장과 가공식품 공장을 오가며 신바람 속에서 새로운 농업 모델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농업의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선두에 강재두 대표가 큰 힘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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