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여인숙(055-963-2162) 여주인 마민정씨가 추억의 지난날을 회상한다. 만인보 41편   SINCE 1959 함양 제일여인숙 마민정 여사   # 한화갑(韓和甲·전 민주당 대표최고위원·전남 신안군 출신)한테서 직접 들은 이야기다. “끈께(그러니까). 1970년 김대중 슨상님 캉 YS(김영삼)가 신민당 대통령후보 자리 놓고 자웅을 겨룰 때. 김대중 선생님 막료. 나. 한화갑이. 그때 경남 조직총책을 맡았다네. 그 일 완수하느라 함양에 자주 내려와. 함양야권인사들과 비밀회동. 장터 순대국집 같은데서 통음하며 ‘이번에 슨상님(김대중) 기필코 대통령에 당선시키자!’ … 그때 알게 된 함양야권인사 H 선생. 지금도 호형호제하며 서로 안부 전하며 살고 있다네. 뭐라고? 당시 김대중 함양선거캠프가 어디였느냐? 지금도 있나? 제일여인숙 6호실! 여인숙 이부자리가 참 정갈했고 주인 할머니 요리솜씨가 아주 좋았어! 아. 그때는 여인숙에서 잠도 자고 밥도 먹고 그랬지. 여인숙 마당 텃밭에 상치 쑥 뽑아 쌈 사 먹고 할무이 가죽장아찌 맛이 유별 나. 밥 두 그릇을 뚝딱했지! 흐흐흐. 언젠가 함양에 왔다가 함양 옛 동지들과 대통령 후보 경선 시절 추억. 회상하면서. 아직 그 여인숙 할무이 생존해 계시오? 물었더니 타계하셨다더구먼. 할무이 존함이 성(性)이 아마 민씨였던 걸로 생각 나…” 한화갑 대표가 추억하는 함양 제일여인숙은 함양전통시장 내에 있다. 용평 3·4·5리 회관 앞에 위치. 여인숙에 들어서면 고동색 에나멜칠을 한 대청마루가 첫눈에 들어온다. 검정색 바탕에 백색 페인트 글씨(正字体)로 1호실 2호실 팻말이 보인다. 단열재 없이 수숫대 엮어 그 위에 흙을 바르고 회분 개어 외벽을 마감한 벽. 방마다 달려있는 백열전구. 가히 1970년대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시골 여인숙 그 자체다. 뜨락엔 엄천강변에서 가져온 수석 몇 점이 있고 항나무 석류나무가 심어져 있다. 그 옆엔 오래된 장독 대여섯개. 그 속엔 지리산 정기를 품은 된장 간장이 담겨져 있으리. 여인숙하면 대번에 연상되는 게 지저분한 객잔(客棧)이다. 그러나 제일 여인숙은 어느 명문가 고옥(古屋)같아 보여 이색적이다. 5호실 방문을 열어보니 아하! 연꽃 문양의 유리창이 시야를 황홀케 한다. 그 옛날. 한화갑 대표에게 맛난 밥상을 차려준 제일여인숙 창업주 민판순 할머니는 세상을 떴고 지금은 며느리 마민정(68) 여사가 집을 지키고 있다. 부군은 전 함양새마을금고 이사장을 지낸 정순보씨 (고인).  경향신문 레저부 정지윤 기자의 제일여인숙 예찬가!  #취재차 여인숙을 찾았더니 마민정 여사. 손사래를 하며 “…지금 장사 안 합니다” 대청마루 바닥에 등산화 몇 켤레 보이길래 “저 신발은 뭡니까?” “달방 쓰는 사람 신발! 요새 누가 여인숙 찾나. 좋은 모텔 천지삐까린데(많은데)” 여주인 방 앞에 서예가 석천 옹(翁)이 쓴 ‘만물생광(萬物生光)’을 눈여겨 바라보며 필자가 농삼아 말했다. “저 글씨처럼 집에 서기가 감돕니다. 집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필자는 적천수(摘天髓) 이론에 입각. 집터를 감정해봤다. “오행이 화(和)한 터라 일세(一世) 재(災)가 무(無)한 그런 좋은 터네요” “호! 그래요? 나도 그렇다고 생각하요. 제 문중 어른 가운데 꽤 덕망 높은 지관이 계신데. 마정현 어른. 그 분이 우리 집터를 가리켜 황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금계포란형이라고 합디다. 옛날에 대문을 저쪽(東北)에 낼려고 했는데 어른께서 아니다. 저쪽(西南)에 내라 합디다. 서남쪽 한번 쳐다보소. 삼봉산이 한 눈에 안 보이오?” 과연 그랬다. 삼봉산이 마치 어머니처럼 필자를 확 껴안는 듯하다. - 할머니(시어머니)께서 여인숙 운영했을 때 흥미로운 에피소드 같은 것 없나요 “아. 그때는 대단했데요. 함양인구가 10만이 넘었으니. 장터가 요란법석 안했겠습니까. 방물장수. 소장수. 약초꾼 등 별 희한한 장돌뱅이들이 우리 집을 찾아 하룻밤을 묵고 가곤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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