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하는 수학공부의 참다움과 이로움 장대비가 쏟아진다. 빗소리가 우리 맘을 차분하게 함은 왜일까? 이런 비오는 날은 조용히 수학 공부하기 좋은 날이다. 오늘은 돈 안 들고 쉽게. 그리고 진짜로 하는 중등·고등부 수학 공부의 중요한 원칙을 같이 나눠보도록 하겠다. 먼저 왜 아이들이 수학을 어려워하고 힘들어 할까? 나는 감히 외람되지만 스스로 공부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 사례를 보자. 홈스쿨러인 한 여고생이 수학이 어려워 검정고시가 걱정된다고 했다. 요즘 보기 드물게 순수하고 제가 존경하며 닮고 싶은 지인 언니의 하소연을 듣고 “언니 편하게 순이(가명) 저희 집에 보내 보세요”라고 하고 순이와 전화 통화를 했다. 전화 통화를 하며 순이에게 주려한 첫 번째 메시지는 ‘나는 너를 존중하고 따뜻하게 도와 줄거야’였다. 두 번째 메시지는 ‘네가 살아온 나이만큼 너는 수학을 하며 살아 온거야’이다. 꼭 앉아서 수학책을 들고 수학 책을 푸는 것만이 수학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행히 통화를 하며 무엇이 어려운지를 물어보니 순이는 자기의 상태를 정확히 표현할 줄 아는 아이였다. “순이야 넌 수학을 잘 할 수 있는 아이인 것 같아. 너와 통화하니 네 말 속에 논리가 있네”라며 아이의 강점을 찾아 있는 그대로 얘기해주었다. 어느 날 언니와 순이가 우리집에 왔다. 차분히 얘기를 나누고 홈스쿨러라 교과서가 없어 정석 고등부 수학 책을 꺼내 어려워하는 함수의 개념을 읽어 보라 했다. 한번 읽어보고. 두 번 읽어 보고. 편안하게... 나는 사실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즉각즉각 도움의 방식을 달리한다. 심지어 아이가 수학 공부하는 뒷모습을 보고 채점을 하기도 한다. 순이는 편안하게 과일을 먹으며 수학 책을 그림책 보듯 개념을 읽어나갔다. “어때 이해 안 되는 부분 있니?” 따뜻하게 물어주니 “아니요. 괜찮아요” 놀랍게도 이십여년간 간헐적으로 내가 경험한 거의 모든 아이들이 이렇게 개념을 스스로 읽어 보며 ‘모르겠다’. ‘힘들다’고 말한 학생은 거의 없다. 물론 기초가 부족하면 조금 도와주기도 하지만 사실 수학의 모든 교재는 앞서 배운 기초를 언급해주며 개념을 설명해준다. 그 다음 단계. 기본 문제를 한번 풀어보자. 대부분 풀린다. 3시간을 그렇게 공부했다. 순이는 그 후 딱 세 번 이런 방법으로 수학공부를 했다. 단 한문제도 풀어 주거니 개념을 설명해 준적 없지만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하겠다고 했고 검정고시는 이제 수학이 문제가 아니라 포기한 과학을 하겠다고 했다. 나아가 수학이 두려워 수능을 포기한 순이가 수학에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수능을 준비해 보겠다고까지 했다. 동네에서 존경받는 언니가 마을에 서울대 수학 교육과 나온 선생님보다 훌륭하다고 한 칭찬과 그 아버님의 90도 인사를 받았다. 순이는 온 동네 뿌듯한 경험을 얘기했고 나를 깎듯이 언니가 아니라 선생님이라 부른다. 물론 검정고시 문제가 수능과 비교할 바 아니라 말하겠지만 나는 수능을 보는 상위권 학생도 문제를 잘 풀어 주지 않는다. 생각하고 고민하며 스스로 풀어 보는데 수학 공부의 이로움과 참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유명한 모 학원에서 중학생 학생들에게 고등부 정석을 세 번 풀어 오라고 과제를 내주고 학생들은 풀이 과정을 세 번 보고 적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심각한 일이다. 우리도 누가 읽어주는 책보다 내가 어떤 책을 읽을 때 이해가 더 잘 되는 건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내가 읽을 때는 모르는 부분은 천천히 읽을 수도 있고 다시 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도 설명해주고 학원에서도 설명해주고 내가 읽어보는 책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속도에 따라 읽어주는 책을 듣기만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학생들은 수학 공부를 할 수 있는 머리가 있고 사고력이 있다. 그들 스스로 생각하며 읽을 수 있고 풀 수 있도록 믿고 격려 해주는 것이 중요하게 빠져있다면 아이들은 수학을 계속 어려워하고 심지어 나는 수학을 못한다고 자신의 수학적 머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마음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학생들이여. 너희들은 강점을 달리 태어난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한 존재란다. 너희들의 삶에 사고력과 논리력. 인내와 끈기를 길러 줄 지혜가 수학책에 보물처럼 숨겨져 있단다. 수학은 어렵지만은 않은 멋진 과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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