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인 A군은 술을 마시고 담배도 핀다. A군은 신분증을 확인하지 않고 술과 담배를 살 수 있는 곳을 알고 있다. A군은 “술 담배 파는 곳이 있어요. 신분증 달라고 하지도 않아요. 가서 달라 그러면 그냥 줘요”라고 말했다. 그들만이 편하게 살 수 있는 고정 거래처가 있다는 말이다. 또 다른 고등학생인 B군도 담배를 자주 핀다. 담배의 조달은 친구들 사이에서 소위 ‘할배’로 통하는. 또래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친구가 전담한다. 읍내 몇 곳에 모여서 피는 그들만의 흡연장소도 있다. 술의 경우는 초등학교나 상림 등에서 함께 모여 마신다. 친구들이 많을 경우는 모텔 방을 빌려 술판을 벌리기도 한다. B군은 “술 담배는 웬만하면 다 판매해요. 힘들게 술 담배 사기 위해 여기저기 옮겨 다닐 필요도 없어요”라고 했다. 학생들이 즐겨 찾는 읍내의 한 주택가 골목은 매일 밤이 지나고 나면 수북이 담배꽁초가 쌓인다. 이곳은 읍내 중심가와 인접해 있으면서도 비교적 어른들의 통행이 적은 곳으로 학생들의 흡연 장소로 전락했다. 주민은 “밤에는 해코지 당할까봐 무서워서 훈계도 하지 못한다. 순찰을 해 주든지. 매일 무서워서 살 수가 없다”고 말했다.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판매금지’. 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담뱃갑에는 이 같은 경고 문구가 들어있다. 현행법상 청소년 보호법에 의거해 청소년에게 주류나 담배를 판매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그러나 함양지역의 경우 흡연 학생들 대부분이 신분증 확인 등 아무런 제재 없이 담배를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이 함양의 현실이다. 위의 두 학생들에 따르면 모 고등학교의 경우 한 학년에 30명 이상이 술과 담배를 즐긴다. 약 20% 가량의 학생들이 상시 흡연을 하는 것이다. 선후배가 함께 어울려 다니며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술과 담배를 시작하는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는 것이다. 중학생과 여중생에서부터 이제는 초등학생까지 술 담배의 유혹 속에 빠져 들고 있는 것이다. A군은 “고등학생들은 그래도 자제를 하고 오히려 끊으려고 노력을 하는데 중학생들이 특히 심해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시작된 흡연이 중학교가서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아요”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청소년들이 음주 흡연을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단속의 문제도 있지만 일부 판매 업주들의 청소년들을 상대로 한 좋지 않은 상술 때문이다. 그러나 업주들도 할 말은 많다. 덩치가 큰 청소년이 어른처럼 옷을 차려입거나 화장까지 짙게 하면 나이를 식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한 서비스업인 업주들로서는 신분증을 요구하기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편의점 관계자는 “요즘 청소년들은 건장한 체격과 성인과 구분하기 어려운 얼굴로 착각하기 쉽다”며 “의심돼도 야심한 시간에는 오히려 위협을 느껴 신분증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학생들이 여가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구조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많은 청소년들이 끼리끼리 모여 흡연과 음주가 만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학생들은 “모여서 놀 수 있는 곳이 없다. 그러다 보니 끼리끼리 모여 놀다보니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주로 낮 시간에는 오락실과 PC방. 커피숍 등에서 시간을 보낸다. 밤이 되면 공원이나 술집. 여관 등 함께 모여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는다. 이렇게 어울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술과 담배를 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군과 경찰에서도 미성년자 술 담배 판매와 관련해 꾸준하게 단속을 진행하고는 있다. 경찰에서는 2012년 9건. 2013년 6월말까지 6건 등 최근까지 미성년자들에게 술과 담배를 판매한 15개 업소를 적발 행정 처벌을 내렸다. 상황이 이런데도 나아진 것은 없다. 청소년은 대한민국의 미래다. 누구의 책임이 아닌 지역공동체는 물론 군과 경찰. 교육청과 연계한 합동 단속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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