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고향은 출신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같은 하늘 아래 공기부터 다르게 느껴지는 시간의 무게로 잠깐 낯설다가도 곧바로 안정감을 느끼는 마음의 공간이다. 일자리를 찾아, 원대한 꿈을 위해 정든 고향을 떠나 각지를 떠돌며 밤낮없이 일에 매달릴 때에도 떠올리면 따뜻하고 언제나 그리운 곳이 고향일 것이다. 이처럼 여전히 고향 함양을 그리며 살아가는 향우들이 전국 곳곳에 있다. 주간함양은 매달 한 편씩 연재되는 ‘함양 향우를 찾아서’ 특집을 통해 각지에 있는 고향 향우들을 만나 끈끈한 정을 느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친구들을 만나러 고향에 자주 내려가곤 합니다. 어릴 적 추억이 많은데, 특히 중학생 때 여름이면 친구들과 체력장도 하고 냇가에서 물놀이를 즐기던 기억이 참 많이 떠오릅니다. 중·고등학교 때는 서로 조금씩 철이 들어가던 시기라, 그때 사귄 친구들이 지금도 가장 소중한 친구로 남아 있네요” 이제 고향에 남아 있는 가족은 없지만, 여전히 자주 내려와 소중한 친구들을 만나고 고향을 위해 헌신하는 박준길(61) 향우. 그는 재경 마천면 향우회 회장을 역임하며 장학사업 추진 등 다양한 일에 앞장서 왔다. 그에게 고향은 비록 몸은 멀리 있어도 마음만은 항상 가까이 있는 곳이다. 현재 유라시아메탈 주식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향우 박준길 대표를 만나고자 주간함양은 경기도 하남시에는 그의 사무실로 향했다. 박 대표는 마천면 가흥리에서 태어났다. 마천에서 초·중학교를 마치고 함양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후 돈을 벌기 위해 바로 서울로 상경했다. 고향을 떠나 귀금속 관련 사업을 하던 삼촌 밑에서 일을 배우다 독립하면서 개인 사업 운영에 본격적으로 발 들이게 된다. 이후 여러 다사다난한 과정을 거치고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를 유지해온 파트너와 창업했고 현재 유라시아메탈을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유라시아메탈은 다년 간의 종합상사 근무 경험과 해외 주재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등 리싸이클링 선진국 유수의 리싸이클링 업체들과 유기적인 공조 체계를 구축 중이다. 이를 통해 선진 리싸이클링 업체들과의 기술 및 노하우를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가동 중이며 고객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귀금속 및 회유금속 함유 스크랩 처리에 있어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활발한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전자산업의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회유금속과 PGM(백금, 팔라듐, 루테늄, 이리듐, 로듐 등) 금속들을 수입 판매하는 중이다. “유라시아메탈을 창업한 지 이제 8~9년 정도 되어 갑니다. 그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 왔고, 앞으로 더 성장하려면 새로운 사업 분야로의 진출이 필요합니다. 현재 수소 등 다양한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 중이며, 앞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많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젊은 시절 일찍이 도시로 떠나 개인 사업에 몰두하며 바쁘게 살아온 그가 고향을 다시 돌아보게 된 것은 40대 중후반이 되어서다. “서울에 올라온 후 40대까지는 고향에 대한 생각이 거의 없었어요. 해야 할 일도 많고 현업에 충실하느라 정말 열심히 일만 하며 지냈죠. 그런데 40대 중후반을 넘기면서부터 고향을 자꾸 되돌아보게 되고, 태어난 곳과 친구들과의 추억이 점점 선명해지더라고요. 부모님만 떠올려도 고향이 생각나고, 친구들만 떠올려도 고향이 그려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향의 발전에 대해 고민하게 됐습니다” 바쁜 시절을 지나 찾아온 애향심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박 대표를 재경마천면향우회장으로 이끌었고 회장을 역임하면서 고향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해왔다. 특히 역임 중 진행한 장학 사업은 고향 발전에 큰 뒷받침이 됐다. “저는 하나의 일이 주어지면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해보려는 성향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사업을 하면서도 늘 새로운 도전을 마주 해왔는데, 회장을 맡으면서도 고향을 위해 향우회 임원들과 함께 매일같이 아이디어를 고민해야 했죠. 그렇게 장학회를 만들어보자는 결론에 이르렀고, 돌아보면 정말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고향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박 대표의 고향에 대한 애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고향에 대한 사랑만큼이나 걱정도 여전하다. 점점 사람들이 줄어드는 고향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귀향하거나 새로 정착하는 분들에 대한 행정적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고향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요? 그런 지원이 입소문을 타고 퍼져 더 많은 사람들이 함양으로 유입되기를 늘 바라고 있습니다” 끝으로 박 대표는 고향 함양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전했다. “우리 고향은 단지 배고픔과 어려움만을 준 곳이 아닙니다. 언제나 우리를 지켜주는 정신적 지주였고, 여전히 어린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죠. 멀리서도 고향을 잊지 않고, 고향의 발전을 위해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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