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이 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특기 교육을 위해서는 함양으로 보내라”는 말이 덧붙어야 할 때가 왔다. 이은경(44)씨와 다섯 자녀는 특기 교육을 위해 서울을 떠나 함양군의 작은 학교가 있는 수동면 분덕마을로 전입, 그 말의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월 이들 가족이 전입하면서 조용했던 마을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은경씨와 그녀의 다섯 자녀, 박준호(16), 박준현(11), 박준서(10), 박한솔(7), 박한울(6)은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독수리 오형제’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분덕마을을 지키는 독수리 오형제가 서울을 떠나 함양군으로 정착하게 된 계기는 우이준 이장 자녀와의 인연에서 시작된다. “이장님 따님과 인연이 있었고, 아이들 교육에 대해 고민하던 중 수동초등학교와 수동중학교가 특기 교육을 잘 지원하고 있어 우리 가족에게 딱 맞는 곳이라 생각했어요”라며 이은경 씨는 귀촌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 토박이 이씨와 독수리 오형제들에게 처음 시골 생활은 낯설기만 했다. 주위에서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와 함께 밤마다 울어 대는 개구리까지 그들의 귀촌을 격하게 반겼다. “처음에는 벌레가 집 안으로 많이 들어와 아이들이 힘들어했어요. 아직도 벌레를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점차 적응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모두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과 자연 속에서의 생활은 지금까지 서울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큰 행복이었다. 서울에서는 늘 “조용히!”를 외쳤던 이은경씨도 이제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며 고함을 쳐도 눈치 볼 필요가 없어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다섯 아이를 키우는 일이 쉽지 않을 법도 하지만, 이씨는 긍정적인 태도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다섯 명의 아들만 키우는 게 힘들 것 같지만, 우리 아이들은 얌전한 편이에요. 저는 오히려 딸이 섞여 있는 것보다 지금이 더 좋아요”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 비해 함양군의 교육 서비스가 더 나은 점이 많다고 이은경씨는 말한다. “함양군에 있는 소규모 학교들은 각각 특색을 가지고 있고, 아이들 성향에 맞춰 학교를 선택하면 매우 좋은 교육 환경이 제공됩니다. 서울에서는 특성화된 교육을 받기 위해 많은 비용이 들고, 특히 아이들이 많으면 경제적 부담이 상당합니다. 그러나 함양군에서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덕분에 아이들과 학부모 모두가 만족하는 것 같아요” 다만 이씨는 마을 주변에 제대로 된 인도가 없어 혹시 모를 안전사고가 걱정이다. “분덕마을에는 저희 아이들 또래가 많이 있는데, 주말에 옆집으로 놀러 갈 때도 인도가 없어 아이들이 찻길을 이용해서 이동합니다. 게다가 차들도 빠르게 지나다녀서 항상 걱정돼요” 이씨가 귀촌을 결심하기까지 가정 걱정됐던 부분은 바로 일자리다. 군 단위 소규모 지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게다가 중년 여성은 더욱 제한적이다. “함양군으로 귀촌을 결심하면서 가장 걱정됐던 부분이 일자리였습니다. 아무래도 시골이다 보니 중년 여성에게 맞는 좋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걱정이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교육을 생각하면 함양군으로의 귀촌은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낯선 함양으로 아이들 다섯을 데리고 떠나오면서 걱정이 많았지만, 분덕마을 주민들은 오랜만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마을을 가득 채웠다며 따뜻하게 환영해 주었다. “동네 주민들이 전입했을 때 따뜻하게 맞아주신 덕분에 우리 가족이 이곳에 잘 적응할 수 있었어요. 시골 마을이 텃세가 심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분덕마을 주민들은 정말 따뜻한 분들밖에 없어요. 그런 이유 때문이지 모르겠지만 우리 마을에는 저희 집을 포함해 아이들이 12명이나 살고 있습니다”때로는 남편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늠름한 첫째 아들 박준호 군은 함양에서의 생활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천문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서울에서는 맑은 날이 아니면 별을 보기가 어려웠지만, 이곳의 밤하늘은 정말 아름답습니다”라며 환한 미소로 말했다. 이어 “학교 생활도 매우 만족스러워요. 학생 수가 적다 보니 선생님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느낌이 들어요. 마을 어르신들도 우리 형제들을 손자처럼 아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독수리 오형제와 이은경 씨는 함양군 수동면 분덕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적합한 교육 환경 속에서 아이들의 꿈과 재능이 활짝 피어나고 있으며, 이곳에서의 생활은 그들에게 행복한 나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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