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고향은 출신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같은 하늘 아래 공기부터 다르게 느껴지는 시간의 무게로 잠깐 낯설다가도 곧바로 안정감을 느끼는 마음의 공간이다. 일자리를 찾아, 원대한 꿈을 위해 정든 고향을 떠나 각지를 떠돌며 밤낮없이 일에 매달릴 때에도 떠올리면 따뜻하고 언제나 그리운 곳이 고향일 것이다. 이처럼 여전히 고향 함양을 그리며 살아가는 향우들이 전국 곳곳에 있다. 주간함양은 매달 한 편씩 연재되는 ‘함양 향우를 찾아서’ 특집을 통해 각지에 있는 고향 향우들을 만나 끈끈한 정을 느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역 인재가 지역의 미래다”, 수도권 과밀화로 지방소멸이 현실화되고 있는 지금 이보다 더 절실한 문장이 있을까.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지역인재양성을 통해 지역의 산업혁신을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곳이 있다. 바로 ‘울산·경남지역혁신플랫폼’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자체-대학, 지역혁신기관이 힘을 모아 교육혁신을 통해 지역의 산업혁신을 실현하기 위한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2020년에 사업이 시작됐다. 지역을 혁신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이 플랫폼을 이끌고 있는 리더는 노충식(60) 향우다. 현재 이곳에서 총괄운영센터장을 맡고 있는 노 향우는 경제·경영·금융 전문가이자 자랑스러운 향우다. 주간함양은 지난 6월21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에 위치한 울산·경남지역혁신플랫폼을 방문해 노충식 총괄운영센터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노 센터장은 함양읍 대실마을에서 태어났다. 위림초·함양중·거창고에 이어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한국은행에 입사해 국제수지팀장, 기획국 부국장, 금융통계부장을 거쳐 한국은행 경남본부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경남테크노파크 원장, BIS(국제결제은행) 산하 IFC(중앙은행통계위원회) 집행위원, 한국기술거래사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 울산·경남지역혁신플랫폼 총괄운영센터장으로 공식 취임하면서 ‘지자체-대학 혁력기반 지역혁신 사업’을 주도해 지역 전략 사업에 필요한 지역 혁신 인재 양성과 취·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려고 할 때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가 지역에 고급인력이 없다라는 점이죠. 이에 그동안 투자 유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울산·경남지역혁신 플랫폼이 출발되었습니다. 이곳에서 핵심 인재를 양성해 지역에있는 중견기업 이상되는 기업들과 대기업에 취업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경남과 울산의 공공기관과 대학 그리고 기업의 참여를 바탕으로 스마트제조엔지니어링, 스마트제조ICT, 스마트공동체, 미래모빌리티, 저탄소그린에너지 등 5개의 핵심 분야를 선정하고, 산·학·연·관의 혁신적인 협업(Innovative Collaboration)을 통해 ICT 융합과 현장기반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해 나가고 있다. “제가 경남테크노파크 원장을 맡고 있을 때 기업 회장님들과 네트워크가 강하게 형성되었는데 그 부분이 지금 센터장을 맡게 된 것에 큰 영향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인재를 취업시키는 것이 목적인 만큼 기업과의 네트워크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설명한 바와 같이 노 센터장은 산업 전반 고부가가치화와 미래 먹거리 산업 발굴·육성 등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경남테크노파크 원장을 지낸 바 있고 이때의 경험이 현재 플랫폼을 이끌어가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온 탓에 원장 인사검증 당시에는 자격 시비 논란도 있었다. 금융 분야에만 몸담았던 원장이 경남 산업을 리드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었다. “실제 한국은행에서 진행하는 연구 중 금융과 통화 연구는 20% 정도밖에 안됩니다. 대부분 실물 경제를 연구합니다. 저는 통계를 10여년을 했는데 그중 3년 반을 기업 경영분석을 담당했던 것이죠. 그것과 더불어 테크노파크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기술경영 지식인 한국기술거래사 자격증도 있고 한국기술거래사회 부회장도 맡은 바 있어 편견에 벗어났던 것 같습니다” “폭넓은 항노화 바이오 산업 중요” 경제·경영·금융 전문가로서 경남테크노파크 원장을 거쳐 현재 지역 혁신을 이끌고 있는 노 센터장. 고향 함양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방향에 대해 그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노 센터장은 항노화 바이오 산업 집중을 강조했다. “산삼에만 국한되지 않는 항노화 바이오산업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제약 관련 바이오업체는 스위스 취리히에 있습니다. 취리히 공대 화학과가 굉장히 유명한데 알프스 산의 약초 추출에 의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고 이것이 제약업체와 연계되는 방향입니다. 지리산, 덕유산 등 비슷한 환경을 가진 곳이 바로 함양입니다. 항노화 바이오 산업과 관련해 산삼만으로는 경쟁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여러 약초들을 비롯해 폭을 넓혀야만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밖에도 노 센터장은 빈집을 활용한 여행 관광 아이템, 워케이션, 지역 역사 콘텐츠 활용 등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추가로 설명했다.이와같이 노 센터장은 고향 밖에서 자신의 능력을 바탕으로 경남 지역의 혁신 방안에 대해 고민하면서 플랫폼 총괄운영센터장으로서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 끝으로 그는 고향에 머물고 있는 후배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함양이 지역소멸 위험에 노출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단점은 또 다른 장점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함양에 있다고 행복하지 않다가 아니라 함양에 있음으로써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부분들이 꽤 있습니다. 6차 산업 등 서울에서 경쟁하는 것보다 지역에서 경쟁하면서 지원금 혜택도 받고 여러 도전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부분도 있고요. 꼭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지역에서 행복할 수 있는 방안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고향의 도전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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