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 선생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세계적인 수준의 문장가로 평가받는다. 1792년부터 1796년까지 안의현감을 지낸 바 있는 만큼 함양에서는 매년 연암문화제를 열어 연암 박지원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있다. 실학으로 대표되는 북학(北學)의 대표적 학자이자 근대 이전 산문 역사에서 가장 큰 명성과 높은 위상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가 일반 대중에게 덜 알려진 것이 현실이다. 함양군의 연암물레방아공원과 연암문화제의 규모 또한 연암 박지원 선생의 업적에 비하면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 연암 박지원 선생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있어 기반이 갖춰진 함양군이 조금 더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에 주간함양은 연암 박지원 선생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것과 더불어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관광자원으로써 활용할 수 있을지 독자들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1. 문제적 인간 연암의 생애2. 연암의 문학세계와 정신3. 테마공간으로 구현된 이야기들(1)4. 테마공간으로 구현된 이야기들(2)5. 행사와 어우러진 문학관·박물관6. 연암의 자취, 물레방아의 고장   이철우 전 군수 인터뷰   ‘새로이 기리는 연암 박지원의 길’ 연재에 앞서 오래전부터 연암 박지원 선생과 관련한 콘텐츠를 개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을 해온 사람이 있다. 이철우 전 함양군수다. 그는 자신의 에세이 <여기에 함양이 있다>를 통해 연암 박지원 선생의 전반적인 생애와 업적을 소개하면서 지역의 관광자원으로써 가치와 가능성도 언급한 바 있다. 현재 함양군은 연암 박지원 선생과 관련 기념관 건립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6월24일 본사 회의실에서 이철우 전 군수와 연암 박지원 선생을 새로이 기리는 길에 대해 짧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연암 발자취 재조명지역민 자부심 높이는 계기 될 것” 앞서 전편을 통해 소개한 바와 같이 연암 박지원 선생은 안의현감 시절 <열녀함양박씨전> 등 많은 작품들을 썼고 목민관으로 활동하면서 물레방아를 설치하는 등 평소 사상인 이용후생과 북학을 실천해왔다. 곧 연암 박지원 선생에게 안의현은 문학 작품을 창작하거나 실학과 북학의 정신을 실천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공간이 되었지만 이러한 부분들이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이 전 군수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연암 박지원 선생의 생애에 있어 의미 있는 기록 중 하나가 우리 함양인데 그동안 제대로 각광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업적들이 어떻게 된 것인지 다 묻혀버려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연암 박지원 선생은 전설 속의 인물이 아니라 우리 역사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가 남긴 발자취를 재조명하면 지역민의 자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용추계곡 입구인 안의면 안심마을에 우리나라 최초의 물레방아가 설치되었다. 연암 박지원 선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물레방아에 대해 이 전 군수는 축소 제 작해 놓은 물레를 없애고 옛 모습의 물레방앗간을 재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성들의 생활과 생산 증대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온 물레방아를 다시 살릴 필요가 있습니다. 기품 있는 옛 모습의 물레방앗간을 리모델링을 통해 재현하고 물레방아로 쌀을 찧어 도정하는 과정과 물레방아의 기능을 보여준다면 어린 학생들에게는 귀한 학습이 될 것이고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관광자원으로써 탁월할 것 같습니다” 이 전 군수는 연암 박지원 선생이 안의현감시절 쓴 작품 <열녀함양박씨전>을 바탕으로 <춘향>의 고장 남원처럼 ‘함양박씨 관광코스’를 만들자고 제안한 바도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군수 재임 시절 함양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드라마를 개평 출신인 노희경 작가와 논의해왔지만 도중에 군수직을 그만두는 바람에 무산된 사실을 밝혔다. 만약 성사가 되었더라면 드라마에 힘입어 연암 박지원 선생의 작품 등을 관광자원을 활용하는 데 있어 더 수월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전했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인 이탈리아 베로나처럼 연암 박지원 선생의 <열녀함양박씨전>도 관광코스로 구상하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이야기를 현대식으로 각색도 해서 여러 방면으로 활용을 한다면 의외로 반응이 뜨겁지 않을까 합니다. 아쉬운 것은 군수 재임시절 개평 출신 노희경 작가와 함양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드라마를 논의하다 무산됐는데 만약 성사되었더라면 많은 관심 속에 연암 박지원 선생이라는 인물 또는 그의 작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들이 마련되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이러한 드라마 등 미디어 홍보 부분에 있어 군에서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연암 박지원 선생 기념관 건립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의견을 밝혔다. 일회성 공간으로 그칠 우려와 관리 예산 부분을 생각하면 한계가 많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립해야 한다면 무거운 느낌이 아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고 각종 체험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치는 어디에 건립하든 각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우선 기념관이든 문학관이든 건물에 어떤 명칭을 붙이든 사람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무거운 느낌이 아닌 도서관, 카페 등 책을 보며 여유롭게 머물 수 있는 공간과 더불어 호기심을 갖고 만지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체험형식의 공간도 필요해 보입니다. 일반 박물관처럼 만들어놓으면 사람들이 안옵니다. 다녀온 사람들이 ‘가보니 그것 하나는 볼만하더라, 괜찮더라’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이 있어야 합니다”   이 전 군수는 끝으로 연암 박지원 선생을 새롭게 조명하는 데 있어 어려움은 많지만 연암 관련 콘텐츠를 개발 활용하는데 지속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안의는 황석산성 전투가 벌어졌고 아나키즘의 성지인 만큼 반골 기질도 있고 우리가 살렸으면 하는 정신들이 많이 흐르는 곳입니다. 현감을 지낸 연암 박지원 선생도 같은 결을 가지고 있죠. 이러한 배경에 연암 박지원 선생 관련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개발 활용해나간다면 지역에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관광자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연재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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