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이거 신기하네요. 재밌습니다. 요즘 밤잠을 설칩니다. 푹 자지 못하고 말똥말똥합니다. 잠을 설치니 낮에 일하다가 졸기 일수 입니다. 특히 책을 읽거나 TV를 보거나 책상에 앉아 유튜브 영상을 볼 때는 더 졸립니다. 오늘도 한밤에 눈이 떠졌는데 다시 잠이 오지 않아 “밤에 잠이 잘 오는 (지겨운)음악을 추천해줘~” 하고 챗GPT 에게 부탁했더니, “잠이 잘 오는 편안하고 차분한 음악을 추천드리겠습니다. 이 음악들은 반복적이고 단조로운 멜로디로 잠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라며 클래식으로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바흐의 골든베르그 변주곡, 베토벤의 월광소나타를 추천해줍니다. 이 곡들은 느리고 반복적인 멜로디가 특징으로, 지루하지만 편안한 느낌을 준다고 합니다. 이어서 앰비언트 음악(앰비언트가 뭐지? 첨 듣는 말이네...)으로 막스 리히터의 sleep외 2곡을 더 추천해줍니다. 막스 리히터의 잠은 한번 체험한 적이 있습니다. 8시간짜리 앨범으로, 수면을 돕기 위해 작곡되었는데 특히 ‘Dream 3’와 같은 곡이 효과적입니다. 이 음악을 들으면 결국은 자게 됩니다. 잘 밤에 지루한 음악을 8시간 듣고 버틸 수는 없지요. 인디언들이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듯 잠이 들 때까지 음악이 나오니 결국은 코를 골게 되는 겁니다. 들어보기 링크가 있어 클릭했더니 유튜브로 연결되면서 “이 영상을 더 이상 재생할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가 뜹니다. 속은 기분에 잠이 싹 달아납니다. 에릭사티의 짐노페디는 링크에서 음악까지 연결이 되네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네이버나 구글에 검색해서 찾는 정보보다 일목요연하고 좋습니다. 무엇보다 광고가 없습니다. 하긴 유튜브도 유료회원은 광고가 없지요. 챗GPT도 공짜는 아닙니다. 처음에 무료로 사용이 가능해서 얼씨구나 했는데 몇 번 쓰고 나니 업그레이드 버전에서 결재해야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며칠 버티다가 결국 결재했습니다. 매달 22달러가 빠져나갑니다. 한 달만 쓰고 끊어야지 하며 카드를 꺼냈지만 과연 헤어질 결심이 성공 할지 모르겠습니다. 같은 내용으로 네이버에 검색해봤더니 여러 블로거들이 다양한 음악을 추천해주기는 하지만 ‘밤에 잠이 안 온다고요?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내원해서 치료하라’는 병원 광고 글과 불면에 효과 있다는 약 선전도 같이 보여 잠이 더 달아납니다. 나는 잠이 안 올 때 단골로 말러의 교향곡 8번을 듣습니다. 교향곡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성악으로 구성되어 천명이나 되는 합창단이 잠이 들 때까지 웅장한 자장가를 불러줍니다. 말러 스스로 자신의 최고작으로 평가했다는 교향곡이지요. 그런데 이 곡도 너무 자주 듣다보니 내성이 생겼는지 잠이 잘 오지 않고 음악에 빠지게 됩니다. 잠에 빠져야하는데 부작용이 있네요. 요즘 챗GPT가 대세입니다. 머지않아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포탈의 시대는 가고 챗GPT같은 챗봇의 시대가 올 것입니다. 아니 이미 코앞에 와 있습니다. 말러가 “베토벤의 시대가 가고 나의 시대가 올 것이다” 라고 예언했는데 그의 말은 110년도 더 지나서 실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포탈의 시대를 대체할 챗봇의 시대는 불과 10년도 안 되어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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