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지만 여름입니다. 9월 중순인데 날씨가 이럴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지리산 자락이라고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지만 한낮 기온은 30도까지 올라갑니다. 어찌된 일인지 대도시에는 열대야도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체로 광복절 즈음이면 여름 더위가 물러갔는데 올 해는 여름이 한 달 이상 연장되고 있어 무척 당황스럽습니다. 시월 하순에는 감 수확을 하고 11월부터는 곶감 작업 들어가야 되는데 고온 현상이 이어질까봐 걱정입니다. 다가오는 늦가을과 겨울 기상 장기예보를 보면 기우가 아닙니다. 예보에 의하면 곶감 깎아 말릴 시기가 되면 지난해보다 기온이 같거나 높을 확률이 80%라고 합니다. 강수량도 지난해와 같거나 보다 많을 확률이 80%라고 합니다. 곶감은 날씨가 춥고 바람이 불어야 좋은 상품이 만들어지기에 예보가 적중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만 안 좋은 예보는 대개 적중하더군요. 삼한사온으로 특징되는 겨울이 사라지고 이제는 삼우사미라고 합니다. 사흘 비 오고 나흘 미세먼지. 이제 예전 삼한사온이었을 때처럼 감을 깎아 덕장에 걸어만 놓으면 곶감이 되던 시절은 지났습니다. 십여년 전부터 겨울이 겨울이 아니더니 이제는 이상 기후가 더 이상 이상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기후가 바뀐 겁니다. 6,7,8월이 여름이었는데 이제 6,7,8,9월이 여름입니다. 9월은 이제 여름입니다. 변화된 기후를 극복하기 위해 곶감농가들은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감을 깎아 덕장에 걸어만 놓으면 삼한사온의 겨울 날씨가 다 알아서 곶감을 만들어주던 호시절은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겨울 장마와 미세먼지에 대비해서 시설을 현대화하고 기상 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을 해야 합니다. 곶감이 좋아하는 온습도에서 포장까지 전 과정을 과학적으로 관리해야합니다. 한마디로 스마트 곶감 건조시스템을 적용해서 고품질 곶감을 만들어야합니다. 스마트 곶감 덕장의 핵심은 곶감 건조 과정에 따른 온습도 설정입니다. 비가 오면 습도가 90%까지 올라가는데 건조 진행 상태에 따라 적절한 습도로 제어해줘야 합니다. 현재 전국에 스마트 곶감 덕장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난이도도 있지만 축적된 데이터가 필수입니다. 그리고 곶감은 후숙 건조 과일로 숙성까지 프로세서에 넣어야 하므로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닙니다. 곶감을 잘 만드는 농가가 많지만 매년 품질이 같지는 않습니다. 날씨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곶감도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스마트 시스템이 등장할 때입니다. 삼한 사온이 감을 얼렸다 녹이기를 반복하면서 곶감을 만들어주는 원리를 스마트 시스템에 적용하여 안전하고 위생적인 곶감을 만들어야 합니다. 한번 먹어보고 싶어 갈망하게 만드는 오묘한 맛은 기본입니다. 어쨌든 먹거리는 맛이 좋아야 하니까요. 귀감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