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멍 때리는 순간이 많아졌다. 평소에 딴 생각을 많이 하긴 하는데, 요즘에는 진짜로 아무 생각 없이 딴 곳을 응시하는 빈도수가 많아졌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전보다 나름 여유롭게 학교를 다니고 있으니 마음의 짐이 줄었다는 증거일까? 여기서 ‘마음의 짐’은 무엇일까? 아마 나의 마음의 짐은 시험 기간에 하던 공부에서 있을 것이다. 깊게 파고들어 공부하진 않고 그냥 기계적으로 손만 움직여 가며 공부 할 때에는 생각의 방향이 자주 딴 곳으로 흘러갔다. 이런 식으로 공부해도 되는가... 또는 다른 해야 될 일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기계적 행동의 흐름이 끊기면 생각의 흐름 또한 끊겼다. 그 순간이 되면 자책하곤 했다. 반복이 되니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이 되었다. 공부를 멈추자니 불안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결국 괜스레 시험이 끝나고 뭘 할지 라던가 집에 가자마자 누워야겠다 등의 딴생각이 났다. 그런 식으로 계속 공부를 하다가 시험이 끝나고 문득, 딴 생각들이 줄어든 것을 의식했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며 지나칠 수도 있지만 좀 더 넘겨다보기로 했다.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고, 아마 그 상황을 회피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 상황과는 먼 다른 생각을 함으로써 마음이 불편하지 않은 지점을 찾아 자가 처방처럼 반복해서 사용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일종의 ‘방어기제’였다. ‘마음의 짐이 줄었다’는 것은 이제 시험이 끝나서 지금 놓인 상황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편한 상황에서 벗어난 상태이므로 방어기제를 사용 하지 않아도 되니 굳이 딴 생각들을 전보다 떠올리지 않게 된다. 위와 같은 방어 기제는 미성숙한 방어기제라고 한다. 원인과 결과를 알았으니 이제는 바꾸어야 한다. 나는 앞으로 나아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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