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지역 맛집을 알고 싶을 때 우리는 인터넷 검색이나 블로거, SNS 추천맛집에서 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맛집 정보는 역시 ‘현지인이 추천’하는 곳이 아닐까. 먹어본 사람들의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다면 그 집이야말로 진정한 맛집. 함양군에서 현지인 추천 맛집으로 탑을 꼽으라면 바로 이곳 바우석쇠라 할 수 있다. 23년째 장소도 변함없고 맛도 변함없고 분위기도 변함없다. 술맛 나게 하는 고깃집 ‘바우석쇠’ 대표 김영민씨를 만났다. 요식업에 관심이 많았던 김영민씨는 젊은 시절 고향을 떠나 서울, 부산 등 전국을 다니며 일을 배웠다. 직접 먹어보고 맛있다 싶은 음식은 레시피를 알아낼 때까지 이모님이든 선배님이든 옆에 붙어 있었다. 비법이나 기술뿐 아니라 소스나 밑반찬 등 맛있는 건 모두 본인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그는 ‘내가 먹어보고 맛있으니 손님께 드려도 괜찮겠다’ 싶을 때 함양으로 돌아와 한 칸짜리 공간에 ‘바우석쇠’를 개업했다. 고기는 숯불에 직화로 구워야 맛있다. 고기는 수입산 보다 국내산이 낫다. 고기는 무조건 질 좋은 게 최고. 숙성하지 않은 고기가 숙성된 고기보다 고소하다. 양념고기는 48시간 숙성한다. 고기 먹을 땐 동치미가 있어야지... 바우석쇠 김영민씨의 고집이다. 개업당시 6000원이던 고기를 지금은 1만5000원에 팔고 있지만 23년 전 고기의 품질이나 맛이 그대로인 이유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에요. 솔직하고 정직하게 장사하는 거, 음식 갖고 장난치면 안되거든요” 내가 맛있으니 손님도 맛있을 거라는,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더해져 바우석쇠는 오랜 시간 고객의 발길을 붙잡아 두고 있다. 바우석쇠 하면 남녀노소 좋아하는 메뉴 양념갈비가 있다. 5대갈비로 양념한 부드럽고 연한 맛에 숯향이 더해지니 인기가 없을 수 있나. 양념갈비는 모름지기 양념이 중요할 터, 그 맛은 김영민씨만 낼 수 있다. “우리 가게에서 맛을 내는 모든 음식의 레시피는 제가 직접 개발했죠. 그 비법은 저만 알고 있죠. 양념갈비는 과일로 단맛을 내고 한약재도 들어가요” 사시사철 나오는 동치미는 또 어떤가. “15일에서 20일마다 한 번씩 담그는데 계절에 따라 무 맛도 다르니 양을 달리하고 날씨나 기온에 따라 숙성기간이 다르죠” 바우석쇠 된장찌개는 밥공기를 추가시킨다. “처음엔 고기만 넣고 된장을 끓였는데 어느 날 장모님이 꽃게를 많이 사오셨길래 남은 거 몇 개 넣었더니 된장찌개가 시원하고 느끼한 맛 없이 풍미가 올라왔어요. 그 이후로 게를 넣었죠” 바우석쇠는 한때 프랜차이즈 문의가 쇄도하기도 했다. “한 십여 군데 체인점을 내 줬어요. 부산, 거제 같은 곳은 아주 잘 됐죠” 요즘은 밀키트도 인기다. 고기부터 쌈장, 야채, 찌개까지 캠핑 가서 먹기 좋게 메뉴가 세팅돼 있다. 장사를 하려면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야 한다는 김영민씨는 스스로를 “억쑤로 꼼꼼하다”고 말한다. 그 덕분에 바우석쇠는 청춘남녀가 처음만나 결혼하여 아이와 함께 오는 곳이 되었고 배고팠던 시절 6000원으로 속을 달랬던 손님이 20년째 단골이 되어 찾는 곳이 됐다. 바우석쇠는 하루치 판매할 고기를 매일매일 김영민씨가 직접 손질한다. 기계사용도 없이 손으로 고기를 손질하려면 하루 두 세 시간은 족히 걸린다. 하지만 김영민씨는 이 작업을 미루지도, 남에게 맡기지도 않는다. “제 책임이기도 하지만 제가 힘들인만큼 손님들이 천원이라도 싼 가격에 좋은 고기를 드실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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