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올해는 개암 강익 선생이 탄신 500주년을 맞는 해이다. 개암 강익선생은 1552년부터 1561년 10년간 각고의 노력으로 남계서원을 창건한 인물이다. 함양군 수동면에 위치한 남계서원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창건된 서원으로 2019년 7월 전국의 9개 서원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서원은 조선시대 인재 배출의 본산이었으며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오늘날의 대학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다. 개암 강익선생은 일두 정여창 선생을 기리고 함양의 학풍이 널리 뻗어 빛을 발하도록 서원 건립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여겼다. 남계서원의 창건자 개암 강익선생이 탄신 500주년을 맞이함에 따라 오는 5월6일 남계서원에서 기념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에 지난 2월19일 오전 함양군 마천면 창원마을회관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개암 강익 탄신500주년 기념행사지원추진위원회는 마천면 창원마을 어르신과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강익 선생의 이야기를 나누며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기념행사추진위원회 강민구 추진위원장, 강안구 사무국장, 개암 강익선생 13대손 강문희 어르신, 무형문화재 제46호 한지장 보유자 이상옥씨와 창원마을 어르신이 함께 했다. 이상옥 장인은 이날 강씨문중에 전통한지를 선물했다. 개암 강익선생과 마천면 창원마을의 인연이 깊다. 개암 강익선생은 남계서원 건립을 위해 1552년 함양군수와 지역의 여러 선비들과 힘을 모아 서원 강당을 만들지만 서원건립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비방과 모함으로 서원 건립을 중단하게 된다. 1553년 개암선생은 지리산을 유랑하다 천왕봉, 두류봉, 하봉, 중봉, 제석봉, 연하봉, 화장봉, 삼신봉, 촛대봉, 영신봉 등 1500미터 이상 높은 봉우리를 마을 어디서나 조망할 수 있는 마천면 창원마을(당시 등구동)에 매료되어 이곳으로 들어오게 된다. 개암 선생은 이곳에 양진재를 짓고 학문에 매진하였으며 마을 아이들도 한자를 가르쳐 학문을 깨치도록 하였다. 또한 양진재 아래 동산에 적송 아홉그루를 심어 구송정이라 하였고 동산 주변에는 사군자(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심어 선비들의 성정을 더욱 심양케 했다. 창원마을 초입에 정자나무 숲에서 개암선생은 많은 강론을 하였고 이곳은 개암선생의 독무대라 하여 독무정(독무지)이란 이름으로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독무정 앞에 개암 강익선생의 유허비(1939년)가 세워졌다.창원마을 이상열, 김문숙 등 어르신들은 “당시 모두 못살던 때인데 개암 선생이 마을 아이들을 가르치고 글을 깨치도록 하여 존경을 받았다”며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며 전했다. 전통한지장 보유자 이상옥 장인의 아들 이도희씨는 “마천면은 산과 들에 닥나무를 재배하여 사찰의 종이 부역으로 많은 양의 종이를 만들어 왔다. 전통한지는 마을 사람들과 품앗이 형태의 공동작업으로 전승해 오고 있는데 개암 강익선생이 양진재에 머무르는 동안 많은 선비들이 몰려와 학문을 익히면서 닥종이 사용이 증가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통한지가 계승 발전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양민들에게도 가르침을 준 개암선생의 애민정신이 이곳 창원마을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 100년간 유학이 가장 번창하던 때 종이 사용이 활성화 되고 사찰 외 서원에서 종이 소비가 가장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전토한지 생산이 생업이던 창원마을 사람들과 개암 선생이 머물렀던 양진재, 그리고 남계서원은 역사적으로도 가치있는 스토리텔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일행은 개암 선생의 흔적을 따라 창원마을 일대를 탐방했다. 강민구 추진위원장은 “양진재 옛 터와 500년이 넘은 소나무를 사랑하고 가꿔 온 창원마을 주민들께 감사드린다. 이곳에 서 있기만 해도 심신이 안정된다”며 “개암 선생 탄신500주년 행사에 창원마을 주민들이 함께하여 뜻 깊은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전했다.한편 개암선생은 마천면 창원마을에서 7년간 양진재에 머무르며 정신적 지주로서 양민과 유생들에게 학문을 가르쳤다. 이후 함양군 신임군수로 부임한 윤확 선생이 1559년 개암선생의 학덕을 듣고 양진재를 찾아와 남계서원 건립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감동하여 적극 협조함에 따라 서원 건립 공사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남계서원은 개암선생과 유림들의 노력으로 건립 시작 10년만인 1561년 완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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