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요즘 TV에서 산청동의보감촌에 있는 무릉교가 자주 나온다며 꼭 가 보고 싶다고 했다. 나는 작년에 학교태권도부에서 산청동의보감촌으로 훈련을 하러 간 적이 있는데 풍차카페에서 파는 수제버거가 너무 먹고 싶었지만 훈련 중이라서 군침만 삼키고 돌아왔기 때문에 부모님께 그 수제버거를 꼭 먹고 싶다고 했다. 우리 가족은 아침 일찍 외출 준비를 하고 산청으로 향했다. 무릉교를 찾아 걸어 올라가는데 커다란 황금거북이와 반달가슴곰 얼굴 동상이 인상적이었다. 모노레일도 탔는데 에어컨이 틀어져 있어서 잠시마나 더위를 식힐 수 있었다. 우리는 제일 먼저 풍차카페로 열심히 달려가서 눈꽃빙수와 수제버거 세트를 주문했다. 눈꽃빙수는 시원하고 달콤한 우유맛이어서 동생이 좋아했고, 수제버거는 신선한 재료가 잔뜩 들어가 있어서 먹어 본 버거 중에 최고였다. 풍차카페 밑에는 미로숲이 있었는데 처음은 쉽지만 점점 어려워졌다. 하지만 나는 미리 찍어 놓은 지도를 보고 바로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드디어 무릉교 도착. 나는 흔들다리가 재밌어서 일부러 쿵쿵 뛰고 다리를 잡고 막 흔들었다. 중앙으로 가니까 조금 많이 흔들렸다. 엄마는 내 뒤를 따라 오다가 무섭고 어지럽다며 말렸지만 나는 하나도 안 무서웠다. 이로써 엄마와 나의 미션 종료. 다음은 형이 진주혁신도시에 가서 휴대폰케이스와 액정필름을 갈자고 했다. 가게 안에는 수많은 종류의 휴대폰케이스로 가득 차 있었는데 형이 원하는 휴대폰케이스와 액정필름을 갈아서 미션 종료. 이제 진주 중앙시장으로 갔다. 진주 중앙시장 입구에는 since1885 라고 적혀 있었다. 아빠는 가족이 다함께 전통시장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데, 대구 서문시장, 제주 올레야시장, 부산 자갈치시장, 여수, 통영, 목포, 삼천포, 안동시장을 간 기억이 난다. 호떡과 식혜를 사 들고 맛있게 먹으며 아빠를 따라 시장을 둘러보았다. 부모님은 옛날이야기를 하시며 옛날에 비해 시장이 많이 죽었다며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어느 분식점으로 들어가 떡볶이, 우동, 국수, 잡채를 주문했다. 오전에 먹은 수제버거세트가 15,000원이었는데 중앙시장 분식점에서는 5인분을 시켜 먹어도 2만원밖에 안 나왔다. 역시 전통시장이 푸짐하고 저렴했다. 아빠는 진주시내 차 없는 거리의 안경점에 가서 불편한 안경을 손봤다. 아빠가 중학교 때부터 이용한 안경점이라고 하니까 30년 단골가게였다. 들어가자 직원분이 친절하게 내 것도 같이 손봐주셨다. VIP대접을 받는 기분이었다. 불편한 안경을 드디어 손봤다며 아빠의 미션도 종료. 차 없는 거리를 구경하다가 아트박스에 들어갔다. 유투브에서 봤던 불마왕라면, 세상에서 제일 매운 염라대왕 라면이 있어서 사고 싶었지만 참았다. 동생은 터치펜을 이용해서 썼다 지웠다 하는 핵간편이라는 LCD 전자 노트 패드를 아빠에게 내밀었다. 갖고 싶어 했던 물건을 획득한 동생도 미션 완료. 마지막으로 진주 중앙시장에서 아주 오래된 유명한 찐빵집에 들러서 찐빵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우리 가족이 가고 싶고, 하고 싶은 일들을 다 할 수 있어서 정말 알차고 재미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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