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립보행을 하는 동물 중에서는 항문이 내장 중력의 영향을 받는 인간에게 흔한 병이나, 다른 동물에게도 치질은 발생한다. 치질은 항문 내외부에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질환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통상적으로 45~65세에서 가장 흔한 병으로 50세 이상은 적어도 50%가 치질을 앓는다. 우리가 흔히 항문에 병이 나면 치질에 걸렸다는 표현을 쓰는데 치질은 치핵, 치루, 치열의 세 가지 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단단한 변을 보다 항문이 찢어지는 것(치열), 항문샘이 병원균에 감염되는 것(항문농양, 치루)은 다른 동물이라 해도 예외가 없다. 이 중 치핵이 가장 흔해서 치질 하면 곧 치핵을 대변하는 말처럼 쓰이고 있으나 엄밀히 이야기해서 치질이 곧 치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다빈도 수술 질환 1위인 백내장을 뒤이어, 치핵 수술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병이지만 워낙 민망해서 얘기를 꺼리기 일쑤다. 치핵이 생기는 원인은 혈관 질환의 일종으로 원인은 복합적이다. 주요 원인은 생활 태도로 볼 수 있다. 유전적 소인, 잘못된 배변 습관 등이 영향을 준다고 보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배변 시에 과도하게 힘을 주거나 장기간 변기에 앉아 있는 습관, 변비, 음주 등이 치핵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여성은 임신 및 출산 시에 골반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거나, 항문 주위 혈관의 울혈이 발생하기 쉽다. 이로 인해 치핵이 생기거나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출산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기도 한다. 일단 여성이 치질에 노출될 확률이 높고, 치질에 걸린 후에도 고통 받는 빈도가 높다. 여성에서 치질의 원인 중 1순위가 임신 및 출산인데 임신 기간 중 커진 자궁이 직장을 누른다. 월경은 변비를 유발하므로, 역시나 치질을 유발하는 나비효과라 부를 수 있다. 치핵으로 병원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은 변볼 때 피가 난다는 것이다. 항문 끝에서 피가 나기 때문에 선홍색을 띠며 혈전성 치핵이 아니라면 대부분 통증은 수반하지 않는다. 대변볼 때 혹은 대변을 본 후에 ‘항문 안쪽에서 무언가가 빠져나온다’라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이는 치핵 조직이 항문 안쪽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혈전성 치핵인 경우, 빠져나온 항문 조직에 피가 고이면서 불거진 치핵 조직과 함께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데 지금까지 말한 선홍색 출혈, 항문 덩이, 항문 통증이 치핵의 가장 흔한 증상이라 하겠다. 치핵의 치료방법은 치핵이 진행된 정도와 동반하는 증상에 따라 보존적 치료 또는 수술적 치료를 하는 선택할 수 있다. 보존적 요법은 배변 완화제 복용, 식이요법, 통증 치료, 좌욕과 배변습관의 교정 등이 해당하고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아질 수 있다. 좌욕은 뜨끈한 물을 대야에 받아놓고 항문을 푹 담그는 것이다. 이렇게 4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약 5분 정도, 하루에 2~3회 정도 하고 좌욕을 마친 후에는 물기를 수건으로 가볍게 닦아내고 선풍기나 드라이 등으로 항문 주위를 건조하는 것이다. 좌욕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괄약근을 이완시켜 통증을 감소시키며 상처의 치유를 도와준다. 이 외에도 변을 부드럽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을 먹거나, 통증을 경감시키는 약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는 원칙적으로는 치핵 조직이 항문 바깥으로 빠져나온 후 저절로 들어가지 않고 손가락으로 밀어 넣어야만 복원이 되는 정도, 즉 3도 이상의 경우가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이다. 너무 잦은 출혈 등으로 빈혈이 생긴다든가, 혈전 등으로 통증이 심한 경우 등 그 증상에 따라서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치핵은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낫지 않습니다. 좋은 배변 습관을 만드는 것이 백세 건강을 위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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