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셰프들이 선택하였으며, 인도 5성급호텔에서 사용하고, 미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최고급 레스토랑에서도 구입하고, 인플루언서와 협업하여 판매되고 있는 것, 채연가 제품들이다. 채연가는 함양군 병곡면에 연고를 둔 회사다. 사과식초를 베이스로 발효식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 함양에 이런 곳이 있나 놀라워할 수 있겠으나 채연가 임채홍(43) 대표를 만나보면 가능한 일이다. 이 모든 일이 그의 계획대로 하나씩 단계를 밟고 있는 현재진행형 상황이다. 채연가 기본제품은 사과식초이다. 흔하디흔한 사과식초? 그렇다. 사과식초는 흔하지만 채연가 사과식초는 특별하다. 농사를 포기하고 내버려 둔 과수원에 방치된 나무에서 자란 사과,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못난이 사과로만 사과식초를 담근다. 식초는 5년간 숙성기간을 거쳐야 채연가 제품으로 판매된다. 언제든 구입할 수 없고 기다릴 줄 알아야 얻을 수 있는 것, 가치가 높아지면 제품은 더 귀해진다. 여기에 스토리를 입히니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유일한 제품이 된다. ‘채연가 체험’을 통해 우리는 유일한 제품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채연가 체험은 음식에 스토리를 입히는 작업이다. 하룻동안 함양에서 시골체험을 한다. 벚꽃구경도 하고 나물도 캐고 식초도 직접 담가본다. 내가 담근 식초는 지금이 아니라 5년 뒤에 개봉된다. 소중한 사람과 추억이 담겨있고 기다림 끝에 내 손에 오는 제품. 사람들은 열광한다. “처음엔 자본이 없어서 남들이 버려 둔 못난이 사과로 식초를 담갔는데 공부하면서 이 사과가 더 좋은거란 걸 알게 됐어요” 채연가 체험에 대해 임채홍씨는 “고객이 직접 보고 체험하면 우리제품에 대한 믿음이 생겨요”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과정을 알게 되면 믿고 사는 소비층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함양 병곡면이 고향인 임채홍씨는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서 근무하면서 발효에 빠지게 됐다. 이론과 실무가 완벽하게 다져진 그였지만 발효식품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6년 전 귀농하여 제품을 생산, 판매한 적이 있지만 ‘젊은 사람이 무슨 발효’라는 선입견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멀리 봤죠. 5년, 10년, 20년 계획을 세웠어요. 20년 후엔 저도 60대니까 알아 주겠죠” 채연가 제품은 이미 3년 전에 개발한 것들이다. “세계 트렌드를 읽는 게 중요해요. 식품은 10년 주기로 유행이 바뀌죠. 독일, 미국 잡지를 보며 공부하여 3년 뒤를 준비해요. 작년에는 비트, 올해는 유자입니다. 채연가에서는 이미 유자식초 특허를 내고 신제품 개발이 끝났어요” 트렌드에 맞추고 제품에 스토리가 입혀진들 맛이 없으면 소용없다. 그는 신제품이 나오기 전 6개월 간 테스트를 한다. 60일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여 고객들에게 무료샘플을 주고 매일매일 제품의 리뷰를 보내도록 한다. 직접 경험하고 효과를 본 체험참가자들은 이미 든든한 고객층으로 형성되고 그들은 더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선다. 도천에서 재배된 배와 도라지, 산양삼 3개만 첨가하여 만든 배도라지스틱, 수동에서 농사지은 양파로 만든 볶음고추장과 양파 만능간장, 표고버섯을 넣어 걸쭉하게 만든 데리야끼 소스, 유자식초. 임채홍 대표가 개발한 제품들이다. 상표등록, 특허등록을 해 두었으며 홈쇼핑 판매예정, 수출을 앞두고 있는 제품들도 있다. 그의 목표 중 하나는 식초 명인이 되는 것이다. 식초에 쏟은 그의 인생이 이미 15년을 넘었다. 그가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배움에 투자하고 공부하는 것은 목표 너머에 더 큰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미리 준비하는 겁니다. 우리는 항상 3년 후를 내다봐야 하니까요” 식초가 숙성돼 제 맛을 내듯 뭉근하게 채연가를 미래로 이끌고 있는 임채홍 대표의 이름을 세계인이 주목하는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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