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연극은 세계의 작은 무대이다. 성장하는 아이들이 연극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며 어른이 되기도 하고 아이도 되어본다. 안전하게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연극이라는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더 큰 세상을 만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소규모 학교인 함양 서상초등학교의 2019년도 전국어린이연극잔치 대상 수상은 지역 어린이들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미 서상초등학교는 이전부터 전국 초등학교에서 연극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학교이며 함양군은 매년 경남어린이연극페스티벌을 유치하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함양 관내 백전, 위성, 수동, 위림초등학교 등에서 연극을 통해 자유롭게 소통하고 배우는 학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와 함께 함양의 어린이 연극은 이 기틀을 바탕으로 ‘함양세계어린이극잔치’를 기획하고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연극을 포함한 모든 활동이 지체되고 불완전한 지금 함양 어린이 연극이 다시 도약할 그날들을 대비해 세계어린이극잔치에 앞서 함양 어린이 연극의 지난날을 돌아보는 것과 더불어 전국에 알려진 연극교육과 사업에 대해 알아보고 어린이 연극 시스템을 다시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편집자주<글 싣는 순서>1. 극단 문화모임 광대 창단 이야기2. 극단 광대와 함양 어린이 연극3. 어린이 연극을 이끄는 한국교육연극학회4. 전국 어린이들의 꿈의 무대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5. 전북어린이 연극6. 작은학교 큰무대 연곡초·서상초7. 함양세계어린이극잔치 지난 9월 2021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 기간 동안 제25회 경남 어린이 연극페스티벌이 열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표현의 장은 함양에서 지속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제 그 표현의 장을 세계 어린이와 함께 공유하는 ‘함양세계어린이극잔치’가 다가오고 있다. 올해 12월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함양학생공연장에서 열리게 될 함양세계어린이극잔치를 앞두고 해당 법인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박종선 산청 생초초등학교 교장과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전진석 전 다볕문화 대표를 만나 행사 운영 방안 등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가졌다.새로운 가능성 함양세계어린이극잔치함양군은 학교 밖 청소년문화예술교육 분야에 있어서는 전국 어느 기초자치단체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인프라와 시스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연극 부분은 전국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함양군 연극계는 각 학교별로 펼쳐지고 있던 교육극 공연을 보다 넓게 확산시키고자 1996년부터 함양청소년연극제를 개최해 왔고 2005년부터 경남의 많은 어린이들을 위한 연극축제로 확대해 경남어린이연극페스티벌을 진행했다. 이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관련 교육자들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경남어린이연극페스티벌을 보다 확장시키고자 ‘세계어린이극잔치’ 개최 가능성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논의 과정 속에서 활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2019년 사단법인 설립을 준비해 지난해 1월15일 경남으로부터 ‘사단법인 함양세계어린이극잔치(이하 세어잔)’ 설립을 인가받았다. 생초초등학교 박종선 교장은 “어린이연극페스티벌을 좀 더 발전시키는 것과 더불어 이를 세계로 확산시키자는 함양 어린이연극 초기에 몸담았던 원로들의 논의가 있었다”며 “그런 차원에서 함양 세계어린이연극이 추진되었다”고 설명했다. 세어잔은 어린이연극 및 교육연극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광범위한 네트워크, 행정지원 시스템, 공연시설 및 관련 인프라, 극작가 및 연출가 육성, 수준 높은 관객 문화 등 그동안 이루어놓은 훌륭한 성과를 보다 심화시키기 위해 구성된 문화예술법인이다. 이에 세어잔은 지역 어린이들이 건강한 성장을 위해 어린이극교육 활동을 전개하고 지역 문화발전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각종 어린이연극 관련 예술단체 운영을 통해 지역문화를 풍성하게 하고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할 인재를 육성하고자 한다. 또 세계어린이극 교육 및 교류활동을 통해 어린이들이 건강한 세계인으로 성장하는데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세어잔은 인류 공동체의식을 배양할 수 있는 기회와 지구촌 주역으로서의 성장, 한류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 상승 등을 추구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기본 인프라 구축 상황현재 함양세계어린이극잔치에 필요한 기본 인프라 구축 상황을 살펴보면 우선 공연장은 함양학생공연장을 활용할 예정이다. 객석 180석, 무대(18m˟10m˟6m), 조명·음향·영상시설과 부대시설로 휴게시설 60평, 주차장 20대, 분장실, 대기실 등을 확보한 상황이다. 공연작품은 올해 1회 기준 관내 작품 2편(경남어린이연극페스티벌 상위 2팀)과 관외 작품 2편(도내 작품 1편, 타시도 작품 1편) 등 국내 작품 총 4편과 아시아권 작품 2편, 기타지역 작품 2편 등 국외 작품 총 4편이 공연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전문극단 초청공연 작품으로 극단 ‘광대’의 작품 공연도 진행된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공연 작품은 국내 작품 50%(관내작품 25%, 관외작품 25%), 국외 작품 50%(아시아권 25%, 기타지역 25%)를 기준으로 초청하며 공연 작품 수는 지속적으로 늘려 2025년 제5회에서는 1주일 동안 14개 작품이 공연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올해 국외 작품은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영상 공연으로 진행된다. 2022년부터는 국외 초청작품은 무대공연으로 진행될 계획이기 때문에 국외 참가팀들을 위한 교육기관 운영 수련시설 확보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며, 국내 체류기간 동안 제공하게 될 ‘한국체험프로그램’과 자매결연 학교 공연을 포함하는 국내 체류 계획을 수립해 제공할 예정이다. 전진석 전 다볕문화 대표는 “해외 팀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참여하는 함양세계어린이연극잔치는 내년 8월에 열릴 예정”이라며 “해외 팀이 한 번 공연만 하고 돌아가기는 아쉬울 수 있으니 3박4일 캠프 형식으로 한류문화체험을 포함해 그 기간에 동시에 진행되는 대한민국 학생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의 공연 관람 등 다른 부분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개최 예상 효과어린이극잔치 관계자들은 함양세계어린이극잔치 개최가 함양군 지역사회는 물론 국내적으로도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먼저 세계라는 타이틀이 붙은 만큼 각 국 어린이극 공연을 통한 자국 고유문화예술 전파와 관심거리 교류 그리고 국외 공연단체와 국내 공연단체 간 자매결연 및 방문 공연으로 교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어린이들이 세계 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양세계어린이극잔치를 통해 함양군 어린이극 및 교육연극 문화가 국내와 해외에 자연스레 홍보되는 효과 또한 기대가 되고 있는 부분이다. 함양군 문화 브랜드 육성 차원에서도 함양세계어린이극잔치는 중요하다. 경남교육청 시설을 활용한 국외 초청단체 한국문화 체험프로그램 운영과 국제네트워크 구축 그리고 어린이극 및 교육연극 해외교류를 위한 장기적인 계획 수립 및 후원조직 구축으로 문화 브랜드 육성에 탄력을 불어 넣는다. 8월에 진행되는 내년 함양세계어린이연극잔치부터는 휴가철 인근 수승대에서 개최하는 ‘거창국제연극제’와 연계해 ‘성인연극은 거창에서!, 어린이극은 함양에서!’라는 홍보전략을 펼칠 계획으로 거창국제연극제가 축적해 놓은 관객층을 함양세계어린이극잔치로 유도하면서 동시에 함양군의 관광객을 확보하는 효과도 나타날 전망이다. 동시에 저출산으로 인해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전 전 대표는 “함양 지역사회와 세계교류 발전 과정에서도 함양세계어린이극잔치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되고 아이들 입장에서도 세계 어린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세계를 상대로 내 능력을 뽐낼 수 있다는 마인드가 형성된다”며 “그런 자신감은 돈을 주고도 못 산다”고 강조했다.함양세계어린이극잔치의 장기 계획 운영은 2025년까지 앞으로 총 4년에 걸쳐서 진행된다.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내년 2022년에는 초청팀을 국내 6팀, 국외 4팀으로 늘려 모두 무대공연을 펼치면서 운영 시스템을 모색할 계획이다. 2023년 교육부와 문화체육부 후원 등 지원조직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 8팀, 국외 6팀이 공연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후 2025년까지 초청팀을 계속해서 늘리면서 운영 시스템을 완성하고 함양세계어린이극잔치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전 전 대표는 “세계어린이극잔치 및 관련 어린이극 공연 기획 집행 등을 통해 세계 어린이극 교육과 교류활동으로 어린이들이 건강한 세계인으로 성장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연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