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 자유학년제로 미래를 준비하는 작은 중학교2. 농촌지역 소규모 학교의 자유학년제3.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드는 미래 교육4. 진로체험학습 꿈을 키우는 일본 중학생 (상)5. 진로체험학습 꿈을 키우는 일본 중학생 (하)6. 마을은 진로체험의 살아있는 학습장7. 함양 교육의 미래, 자유학년제에서 찾다.
‘우리는 다 다르다’ 남해금산교육마을
남해 상주중학교에서 미래교육을 만나다
‘우리는 다 다르다’ 남해금산교육마을
쪽빛 남해 바다에 펼쳐진 은빛모래의 상주해수욕장은 아이들의 앞마당이다. 그곳에서 고개를 돌리면 대한민국 3대 관음성지라 불리는 남해 금산 보리암이 보인다. 한려해상국립공원과 함께하는 바닷가 작은 학교 상주중학교(교장 여태전)만이 품고 있는 천혜의 자연경관이다.2015년 경남 최초의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로 선정된 상주중학교는 ‘돌아오는 농촌 다시 사는 마을학교’를 목표로 꿈과 감성을 일깨우는 행복교육을 펼치고 있다. 무너지는 농어촌 교육 환경을 극복하고 지역민과 함께 교육공동체인 ‘남해금산교육마을’을 만들기 위한 학생, 교사, 학부모등 상주중학교 교육 3주체는 오늘도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를 외치고 있다.상주중학교가 견학 1순위 된 까닭은?지난 7월 9일 상주중 운동장에 버스 한 대가 도착했다. 전북장수교육지원청(교육장 정동일) 소속 유‧초‧중등 교장과 교원등 28명이 자유학기제 운영을 위한 워크숍 과정의 일환으로 방문한 것이다. 폐교 위기의 작은학교를 ‘꿈‧희망‧미래’가 있는 마을학교로 일군 여태전 상주중학교장의 교육철학이 담긴 특강이 이어졌다.여태전 교장은 대안교육을 포함해 교육계가 나갈 미래교육의 방향을 3가지로 제시했다.“말과 글로 얻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손과 발, 몸으로 체험하며 배우는 과정이 더욱 중요합니다. 모두의 삶 자체가 교육이 되는 ‘삶의 교육’ 그리고 끊임없이 꿈을 꿀 수 있게 동기를 부여하는 ‘꿈의 교육’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행복교육’ 이 세 가지가 제가 펼치는 교육의 방향입니다.” 그는 2014년 상주중학교 9대 교장에 취임하며 꿈꾸던 계획이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고 했다.“경남 최초의 공립 대안학교인 태봉고 교장 업무를 마치고 다시 작은 마을학교에 집중했습니다. 상주중학교는 대안특성화중학교로 지정 받아 경남 전 지역에서 학생들이 오고 있습니다. 또한 마을에 있는 상주초등학교 혁신행복학교로 지정 받아 남해금산교육마을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민간위탁 대안특성화 고등학교인 보물섬고등학교가 2020년 개교를 목표로 창선지역에 만들어지면 교육공동체가 완성되는 겁니다. 작은 학교가 살아야 마을이 산다는 것을 이제 곳곳에서 입증해 주고 있습니다.”여 교장은 일반학교 18년 교직 생활을 정리하고 2006년 산청 간디고등학교에서 미래교육을 위한 첫 발을 디뎠다. 마산 태봉고등학교를 운영하며 대안교육의 미래를 제시했고 상주중학교에 부임하며 지역공동체가 꿈꾸는 마을학교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교육에는 진보와 보수가 없고 좌파와 우파가 없습니다. 우리의 미래가 교육에 달려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하며 지금까지의 교육과정을 성찰하며 자유학기제와 자유학년제도 도입됐습니다. 기존의 대안학교에서는 먼저 시행했던 교육과정이기에 우리 학교가 선도적 역할을 이어간다고 생각합니다.” 상주중학교는 대안교육과 자유학년제, 특성화교육 관련해 교육관계자들의 방문 1순위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날 전북장수교육지원청을 비롯해 7월 16일엔 서울시교육청에서 학생생활과 관련해 상주중으로 견학을 온다. 대한민국 교육관계자들이 상주중학교를 주목하는 이유는 교장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가 함께 꿈을 꾸고 지역공동체인 마을이 답하기 때문이다. 남해금산교육마을은 꿈과 감성을 일깨우는 행복교육을 통해 오늘도 다시 돌아오는 농촌으로 거듭나고 있다. 익원이네가 남해상주로 간 까닭은?상주중학교가 대안특성화학교로 바뀐 2016년 학교에 입학한 여익원 학생은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익원이는 상주중학교에 입학 전 가족회의를 했다. 그리고 남해 상주 교육공동체호에 올라탔다. 익원이 아빠 여희동 씨는 “창원에 살던 저희 가족에게는 중요한 결정이었습니다. 익원이는 상주중학교로 진학하고 여동생 경은이는 상주초등학교로 전학을 하기로 결정하고 남해 상주로 이사를 했습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하며 “아이 셋을 키우며 가장 잘한 결정 같습니다. 아이들이 경쟁 교육이 아니 함께 어울리는 배움을 받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부모인 저희 부부가 삶의 배움을 알아가는 계기가 됐습니다.”라고 남해 상주마을 교육공동체 이야기를 이어갔다.학부모가 교육의 3주체임을 알려준 것도 상주중학교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경남 남해군 상주에 정착한 10여 가구는 협동조합 결성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지난해 ‘동고동락협동조합’은 준비 1년 만에 남해 상주에 탄생했다. 상주중학교에 협동조합을 만들자고 하는 조합원들도 있었다. 그러나 마을을 떠난 학교의 존재 이유가 없듯 마을공동체가 함께하는 협동조합으로 출발했다.학부모 조합원인 익원이 아빠는 “협동조합에서 상주학생야영수련원을 임차해 교육사업을 통해 상주마을경제 활성화에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또 그곳에서 학부모 수련회와 단합대회도 열지요. 도시 학교에서는 상상 할 수 없는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훗훗(웃음).”라며 엄지척을 했다. 상주중학교 학부모들은 학생을 위해 헌신하는 교직원을 위해 구성원 역할을 다한다. 자발적인 모임을 만들어 학부모 연수로 배움을 이어간다. 마을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이런 학부모 열정은 학교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빛을 발한다. 올해 초 경남도교육청은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상주중 본관 건물에 대해 ‘E’등급 판정을 내리고 철거와 함께 신축을 결정했다. 학부모들은 동요하지 않고 상주중학교 교직원을 믿었다. 익원이 아빠는 ‘이유 있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도 배움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장맛비가 내리는 7월, 상주중 운동장에 마련된 임시 컨테이너 교실에선 ‘삶‧꿈‧희망’이 있는 살아있는 교육이 진행 중이다.상주중 전학생이 바다에 빠진 까닭은?상주중에는 아주 특별한 체험 학습이 있다. 해양수업이다. 학교운동장 담벼락 너머가 바로 해수욕장인 학교가 누리는 특권이다. 조용순 상주중 교감과 함께 방문한 남해 두모마을 해양체험교육장에선 상주중 3학년생들이 생존 수영을 배우고 있었다. 현장 취재에 동행한 조용순 교감은 “2017년 해양수산부를 통해 해양교육시범학교로 선정돼서 2년째 해양관련 지식을 익히고 각종 수상 체험을 통해 해양수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닷가마을 작은 학교에서 누릴 수 있는 특혜 아닌 특혜죠.”라며 “전교생들 모두가 생존을 위한 수영 실력은 갖추고 있습니다.”라고 자부했다. 상주중학교도 2018년 자유학년제를 시행중이지만 이전부터 체험학습을 통해 진로를 고민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을 진행해 왔다. 매일 등교 후 30분간 아침독서를 하며 인문학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배우고 있다. 또 공동체 회의를 통해 민주주의 실체도 알아간다. 여태전 교장이 교육 화두로 제시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나는 어떻게 죽어야하는가?’ 오늘도 상주중학교 교육공동체는 세 가지 명제의 답을 구하기 위해 배우고 익힌다. ‘우리는 다 다르다’ 구성원 자체의 다름을 인정하고 각각의 소중함을 배우는 상주중학교 교육 방법은 빛을 발휘하고 있다. 한명 한명의 꿈과 감성을 일깨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상주중학교에 견학과 방문이 이어지는 이유다.남해 상주중학교 컨테이너 교실로 가면 자유학년제와 대안교육과 더불어 미래 교육을 확인 할 수 있다.
박민국·차혜진·하회영 기자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