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장집안 사람에 잘못이 있으면 지나치게 화를 내서도 안되고 가벼이 흘려버려서도 안된다. 그 일로 말하기 어려우면 다른 일을 빌어 은근히 빗대어 깨우쳐야 하고 오늘 깨닫지 못하면 내일을 기다려 다시 깨우쳐 주어야 하니 마치 봄바람이 언 것을 풀고 온화한 기운이 얼음을 녹이듯 하여야 비로소 가정의 규범이 되리라.<원문原文>家人有過(가인유과)어든 不宜暴怒(불의폭노)하고 不宜輕棄(불의경기)니라. 此事難言(차사난언)이어든 借他事隱諷之(차타사은풍지)하고 今日不悟(금일불오)어든 俟來日再警之(사래일재경지)하되 如春風解凍(여춘풍해동)하고 如和氣消氷(여화기소빙)이니 纔是家庭的型範(재시가정적형범)이니라. <해의解義>아무리 자신의 보호와 관리를 받는 집안사람이라고 하여도 잘못을 저질렀을 때 지나치게 화를 내어 꾸짖는다거나 혹은 친하니까 대수롭지 않게 모르는 척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 지나치게 화를 내면 은의(恩義)를 상하게 되어 서로가 원한만 묵혀두게 될 것이고 모르는 척 넘어가면 잘못은 영영 고쳐지지 않게 될 것이다. 직접적으로 그 일을 말하기 어려우면 다른 일을 끌어다가 넌지시 비유하여 스스로 잘못을 깨달을 때까지 깨우쳐 주어야 한다. 마치 따뜻한 봄바람과 봄기운이 겨우내 얼었던 만물이 서서히 풀고 녹여 나가듯이 차츰차츰 선에 동화시켜 나간다면 아무리 악한 사람일지라도 정의를 상하지 않고 착한 길로 인도할 수 있게 되며 이렇게 될 때에야 비로소 모범적으로 가정을 다스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아래 사람들의 잘못을 방관하지 말고 감정의 강약을 잘 조절하여 보살펴야 한다.<주註>過(과) : 허물, 잘못. 不宜(불의) : 마땅하지 못함. 暴怒(폭노) : 사납게 화내는 것. 輕棄(경기) : 가벼이 버리는 것. 隱(은) : 몰래, 은근히. 諷之(풍지) : 비유해 이를 깨우쳐 줌. 俟(사) : 기다림. 警之(경지) : 이를 경계함. 型範(형범) : 쇳물을 녹여 부어 연장을 만드는 틀, 곧 본보기나 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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