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장귀와 눈으로 보고 듣는 것은 외부의 적이고 정욕과 의식은 내부의 적이다. 다만 마음의 주인이 맑게 깨어 있어 흐려지지 않고 중당(中堂)에 홀로 앉아 있는다면 적이 문득 변하여 집안 사람이 되리라. <원문原文>耳目見聞(이목견문)은 爲外賊(위외적)이요 情欲意識(정욕의식)은 爲內賊(위내적)이니 只是主人翁(지시주인옹)이 惺惺不昧(성성불매)하여 獨坐中堂(독좌중당)이며 賊便化爲家人矣(적변화위가인의)니라.<해의解義>이 대목을 이해하려면 먼저 성리학의 이론을 알아야 한다. 성리학에서는 마음의 본체를 천군(天君)이라 하고 본체의 작용을 여러 가지로 나누어 성(性)과 심(心), 사단(四端), 칠정(七情) 등의 명칭을 붙인다. 다시 이들의 작용을 사람에 비유하여 맑고 곧은 마음의 허령불매(虛靈不眛)한 작용을 주인옹이니, 유일옹(惟一翁)이니, 성성옹(惺惺翁)이니 성의백(誠意伯)이니 한다. 여기서 주인옹이란 바로 마음이 주인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마음은 가슴 속 심장에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하였으며 심장을 마음이 거처하는 집이라고 생각하여 중당이니 하는 명칭을 붙였던 것이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감각적이고 관능적인 것은 마음을 혼란시키고 어지럽히므로 외부의 도둑이라고 할 수 있으며 애욕과 물욕은 마음 안에서 일어나 마음을 어지럽히는 내부의 도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본래적으로 타고 난 맑고 깨끗한 본심이 언제나 깨어 있어서 이를 적에게 미혹되지 않는다면 적들도 굴복하게 되어 하인처럼 유순하게 길들일 수가 있는 것이다. 옛사람들이 마음을 닦고 수양한 목적은 바로 이 본심을 지키고 사욕을 물리치기 위함이었다. <주註>主人翁(주인옹) : 마음의 주인, 맑고 깨끗하여 정당한 마음의 적용. 惺惺(성성) : 정신을 차려 흐트러짐이 없이 깨어있는 모양. 不昧(불매) : 어둡지 않음, 사리분별의 지헤를 잃지 않음. 中堂(중당) : 가슴속, 여기서 마음이 자리하고 있는 가슴 속. 家人(가인) : 한집안 식구, 집에서 부리는 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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