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박사가 전하는 맛있는 함양 고구마함초롬고구마농장 노상덕 농장지기한여름 불볕더위 속에서도 큼직하게 알을 맺은 고구마. 최근 고구마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을 받는다. 함양에서 고구마 재배의 선두자라면 단연 ‘함초롬고구마농장’ 노상덕 농장지기를 꼽을 것이다.
현재 함양군 고구마연구회 회장을 맡아 함양지역 고구마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는 노상덕 대표. 지난 5월 노상덕 대표의 비닐하우스에서는 ‘논 이용 고구마 생력 기계화 연시회’가 열렸다. 대표적인 밭 작목으로 알려진 고구마를 논에 심는 것으로 “논은 경지 정리가 잘 되어 있으며, 배수시설도 좋아 충분히 밭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특히 기계화를 통한 대규모 고구마 재배가 가능해 소득 증대에도 큰 도움이 된다.”라고 노 대표가 설명했다.
올해 같은 경우는 워낙 가뭄이 심해 오히려 밭 고구마 보다 논 고구마가 상태가 좋다. 고구마는 흔히 밭 작목으로 알고 있어 과연 논에서 키운 고구마가 맛이 괜찮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그는 “품종에 따라 맛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지 토질의 영향을 거의 받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폭염으로 인한 가뭄으로 올해 전국적으로 고구마 작황이 좋지 않다. 그러나 지난해에 비해 가격은 오히려 내려갔다. 그는 “고구마는 기호식품이다.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이다. 불경기로 고구마 소비가 많이 줄어 가격이 내려간 것 같다.”라고 아쉬워했다.
올해 1만5000평(100마지기)에 고구마를 심은 노상덕 대표. 그는 2007년부터 고구마를 재배하기 시작해 올해로 10년째다. 함양군에 처음으로 자색고구마를 들여오기도 했으며 음료와 말랭이 등 여러 고구마 가공식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등 고구마 박사로 통한다. 현재는 광주대구고속도로 산삼골휴게소에서 직접 재배한 맛있는 고구마를 판매하고 있다. 또 고구마로 맺은 고객들이 1000명을 훌쩍 넘어선다. 그의 고구마 맛에 반한 이들이다. 그는 고구마 말랭이도 6년 전 처음으로 만들어 판매했다. 그는 “너무 앞서간 것 같다. 고구마 말랭이는 시간이 지나면 전분이 당화되는 백분현상이 일어난다. 당연한 현상인데 소비자들은 곰팡이가 피었다며 반품이 많이 들어왔다”라며 아쉬워했다. 현재 그는 자색고구마와 사과를 혼합한 음료 ‘환상의 짝꿍’이라는 상표도 등록해 놓았지만 아직까지 상품화는 시키지 않았다. 사과에 함유된 펙틴 성분이 고구마를 먹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장내 가스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환상의 조합이다. 그는 가공 판매의 어려움을 겪으며 현재는 가공은 하지 않고 생산에만 주력하고 있다.
고구마 재배 이전에는 딸기 육묘 사업을 했었다. 함양에 육묘연합회를 만들어 유량 육묘 생산에서부터 판매까지 기틀을 마련했었다. 노 대표는 “고구마는 딸기 육묘에 비해 수월하다. 심을 때 한달, 수확할 때 한달, 나머지 한달은 관리 등 3달만 고생하면 된다. 그만큼 손이 적게 간다. 그래서 고구마로 바꾸었다.”라고 설명했다. 고구마는 2월 중순께 종근을 심으면 4월초 고구마 순을 채취할 수 있다. 이를 논이나 밭에 옮겨 심으면 7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그는 농가에 고구마 순도 보급한다. 밤고구마와 호박고구마 3품종씩, 자색고구마 2품종 등 8가지다. 함양에서 소비되는 많은 부분의 고구마들이 그의 손을 통해 유통된다.
우리나라 고구마 자급률은 30% 밖에 되지 않는다. 노상덕 대표는 “구워먹고 쪄먹는 고구마는 현재 많이 생산되는 편이다. 그렇지만 가공용은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한다.”라고 말했다. 수입산의 경우 kg당 250원 가량이지만 국내산은 650~700원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그는 회원들과 함께 품종부터 시작해 퇴비와 비료, 비닐피복, 수확, 저장까지 전 단계의 재배 매뉴얼을 만들었다. 노상덕 대표는 “단일 품종으로 재배 매뉴얼도 단일화시켜 함양 생산 고구마의 특성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귀농 새내기가 만든 청정 백전 건강한 오미자 지리산 함양오미자 행복한 농부 지중근·이미란 부부함양으로 귀농한지 이제 갓 3년을 넘긴 귀농 새내기 부부. ‘지리산 함양오미자 행복한 농부’라는 예쁜 이름으로 불리는 지중근·이미란 부부의 귀농이야기를 들여다봤다.
2013년 봄, 부산 촌놈이 함양에 터전을 잡았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도심을 벗어나 함양에서도 깊은 골짜기인 백전면 지리산 약초마을에 터를 잡은 부부. 부산에서 누구나 부러워하는 공무원 생활을 했던 40대 말의 비교적 젊은 부부는 왜 귀농을 택했을까. 남편 지중근씨는 “공무원 생활은 직급이 올라가는 것으로 끝이다. 저 속에서 저렇게 사는 것이 제대로 된 삶일까. 재미없지 않나. 공무원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많은 것을 해보고 싶었다. 조금만 달리 보면 더 큰 세상이 보인다. 촌에 오면 굶어 죽을 걱정은 없지 않나”라고 귀농 이후의 여유로운 생활을 이야기했다.
귀농의 시작은 아내 이미란씨가 앞장섰다. 부산귀농학교에 우연하게 나갔다 귀농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남편과 함께 다녔다. 이미란씨는 “어릴 때 방학 때마다 할머니 댁에 갔었다. 어린 시절 추억이 참 좋았다. 아들 대학가면 시골 가자고 남편과 이야기 했었다. 처음에는 엄청 불편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부족해도 여유가 있고, 자기만족도 높을 것 같아 귀농을 결심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농삿일을 해 본 적이 없는 부부는 귀농 보다는 귀촌이 우선이었다. 지씨는 “처음에는 우리 먹을 쌀이나 심어 볼까 하고 인근 토지를 물색하다 나온 곳이 오미자 밭이었다. 그럼 지어 볼까하고 모르고 덤볐다. 해보니까 할만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장만한 오미자 밭이 500평으로 부부가 함께 일구기에 적당한 규모다. 부부가 하는 농사일의 모토는 잘 가꿔서 제대로 된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특히 ‘건강한 나무에서 건강한 과일이 열린다’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부족할 것 같은 영양제도 듬뿍 주고, 그렇지만 농약 사용은 최소화한다. 지씨는 “우리도 여러 영양제를 먹는 것처럼 식물도 미량원소가 부족하면 뭔가 부족해 질 수밖에 없다. 시대 흐름에 맞게 여러 가지 영양소가 풍부한 오미자를 만들자. 누구에게 내놓아도 자신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자라고 항상 다짐한다.”라고 말했다. 귀농 4년차 부부는 절대 무리한 농사일은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농부로서 땀 흘리는 노동의 즐거움도 안다. 부부는 “노동을 하고 난 이후에 더욱 꿀 같은 휴식이 주어지는 것 같다.”라며 즐거워했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8월 한달 간 매일 물을 끌어와 오미자 밭에 뿌리고 정성을 다해 가꿨다. 더위를 이겨낸 건강한 오미자의 첫 수확은 지난 5일 시작했다. 올해 예상 수확량은 1.5톤가량. 지난해 650kg 수확한 것에 비해 2배 이상 많아졌다. 그렇게 생산된 건강한 오미자는 생과와 절임으로 판매한다. 생산한 오미자를 백전의 청정수에 2번 깨끗이 씻어 절인다. 판매는 페이스북과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활용하거나 지인을 비롯한 그동안의 고객들을 통해 대부분이 판매된다.
부부는 함양에서 오히려 도시에 살 당시보다 더욱 많은 문화적 혜택을 누린다. 문화원과 종합사회복지관 프로그램도 수강하고, 문화예술회관의 공연도 관람한다. 이미란씨는 “예전에는 이런 문화적 혜택을 누려본 적이 없다. 찾아보면 도시보다 오히려 더욱 많은 문화적 요소들이 있다.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하고 싶은 것도 많다. 부부는 “앞으로 함양다운 것을 심어보고 싶다. 그래서 준비하고 있는 것이 ‘다래’다. 다래는 충분한 상품가치가 있다. 현재의 먹거리가 세계적인 추세로 가고 있지만 가장 향토적인 것으로도 돌아가고 있다.”라며 미래를 설계했다.강대용·강민구 기자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