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불이(身土不二). 몸과 태어난 땅은 하나라는 뜻으로, 자기가 사는 땅에서 난 농산물이라야 체질에 잘 맞는다는 의미를 가진 말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말이지만 싼 값의 외국 농산물이 넘쳐나는 현재에는 지키려고 해도 지키기가 어려운 말이다. 특히 농산물을 가공 생산하는 업체의 입장에서는 더욱 지키기 어려운 것이 신토불이, 우리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함양에는 우리의 맛, 우리의 농산물만을 억척스럽게 고집하는 업체가 있다. 농업회사법인 ‘(주)우리家’가 바로 그곳으로 국내, 특히 함양지역 농산물을 가공해 세계시장을 노크한다. 하경수 (주)우리가 대표는 “우수한 우리 음식들을 세계에 알려 나가는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우리가에서는 냉면류에서 곰탕과 설렁탕 등 탕류, 각종 육수와 양념 등 소스류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고향이 병곡면 도천마을인 하경수 대표는 함양중학교 36회 졸업생으로 고등학교까지 함양에서 나온 후 냉면 등을 만드는 회사에서 일을 하다 고향 함양에 ‘우리가’를 창업했다.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지만 주력제품은 냉면이다. 특히 지난 1986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개발 보급된 칡냉면은 아직도 우리가의 주력 상품이다. 23년 전통을 가진 냉면 전문생산업체. 냉면에서 머물지 않고 각종 탕류, 그리고 삼계탕까지 우리가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우리 농산물로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한다. 현재의 성장이 있기까지 물론 어려움도 많았다. 그는 “처음에는 시커먼 냉면을 누가 사먹겠냐라며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이후 칡의 효능을 유명 박사가 발표하면서 엄청나게 팔려 나갔습니다”라며 “그러나 냉면 등 가공음식들이 특별한 특허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첨가제를 조금만 바꿔도 전혀 새로운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타 업체에서 조금만 바꿔서 생산, 그리고 가격을 내려 버리면 판로가 막힐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야심차게 개발해 낸 칡냉면도 타 업체에서 모방생산하면서 매출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경수 대표는 이에 낙담하지 않고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우리가에서는 ‘백연 사계절 냉면’ ‘자색고구마냉면’ ‘보리냉면’ ‘우리밀 냉면’ 등 우리 함양지역에서 생산되는 우리 농산 농산물을 사용한 냉면들을 만들어냈다. 연잎과 자색고구마는 함양지역 농가들과 계약재배를 통해 천연재료 그대로를 사용한다. 물론 천연재료를 많이 사용할수록 가격 경쟁력에서는 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하 대표는 청정지역 함양에서 재배된 농산물로 생산한 특유의 천연색을 띄며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우리가의 냉면을 포기하지 않는다. 신토불이 농산물 이외에도 철저한 위생과 자동시설은 우리가의 장점이다. 우리가는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과 함께 위생통합라인시스템(Clean One-Stop System)으로 고품질의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한다. 이렇게 생산된 질 좋고 맛 좋은 우리가의 제품들은 전국 도 단위로 하나씩인 대리점들에 의해 팔려나간다. 최근에는 유명 음식 개발자를 채용해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우리가 만의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첫 모험이 ‘삼계탕’이다. 집에서 간단하게 끓이기만 해도 여느 고급 가게에서 판매하는 맛을 내는 우리가 삼계탕은 현재 베트남 수출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제품이다. 베트남을 비롯해 중국과 미국 등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생산 한계가 있다. 살균처리보다 더 높은 철저한 멸균처리가 요구되는 제품의 특성상 설비가 하루 1000개 생산밖에 소화하지 못하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언제나 최상의 재료로 최고의 제품을 생산해 낸다. 원 재료를 고르는 것에서부터 제품의 생산, 그리고 유통까지, 우리가에서 바라는 ‘우리집처럼 편안한 맛’을 내기위해 노력이 바로 ‘우리家’의 정신이다. 그는 “이제는 어느 정도 제품군이 갖춰졌습니다. 삼계탕을 비롯해 우수한 우리 냉면 등을 베트남 등 해외에 수출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알차게 그리고 정직하게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에 신축한 건물에는 조금은 촌스러워 보이는 문구인 ‘정직한 기업’이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하 대표는 “항상 저 글을 보면서 일을 하게 됩니다. 모든 사람이 먹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으로 제대로 된 음식,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항상 다질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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