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장태평한 세상에 살 때에는 마땅히 방정해야 하고 어지러운 세상에 살 때에는 마땅히 원만해야 하며 평범한 세상에 살 때에는 마땅히 방정함과 원만함을 함께 써야 한다. 착한 사람을 대할 때에는 마땅히 관대해야 하고 악한 사람을 대할 때는 마땅히 근엄해야 하며 평범한 사람을 대할 때에는 마땅히 관대함과 근엄함을 함께 지녀야 하느니라.<원문原文>處治世(처치세)하야 宜方(의방)하고 處亂世(처난세)하야 宜圓(의원)하며 處叔季之世(처숙계지세)하단 當方圓並用(당방원병용)이니라. 待善人(대선인)엔 宜寬(의관)하고 待惡人(대악인)엔 宜嚴(의엄)하며 待庸衆之人(대용중지인)엔 當寬嚴互存(당관엄호존)이니라. <해의解義>치세(治世)에는 세상이 잘 다스려져 위로는 도덕이 밝게 바로 서고 아래로는 교화가 널리 펼쳐진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정의를 따르고 인륜을 지킨다. 이러한 세상을 살 때에는 마땅히 행동이 엄숙하고 깔끔하고 방정해야 할 것이니 한 점의 티끌도 몸에 가까이 하지 않아야 욕된 이름이 돌아오지 않는다. 난세에는 도덕과 정의와 양심이 땅에 떨어져 더 이상 진리와 진실이 도덕적 가치기준으로서의 권위를 상실한 때이므로 모나게 행동하면 반드시 남의 모함과 시기를 받아 목숨을 온전히 보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세상을 살 때에는 마땅히 원만하게 처신해 남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아야 하니 숙계(叔季)의 세상이란 춘추시대(春秋時代) 노(魯)나라의 삼환(三桓), 즉 맹손(孟孫), 숙손(叔孫), 계손(季孫)이 다스리던 시대로 공자가 활동하던 시기도 바로 이때로서 이때는 태평성대도 아니었지만 전국시대처럼 어지럽지도 않은 때였다.그렇다면 치세도 난세도 아닌 평범한 세상에서는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이때는 행동이 지나치게 모나서도, 지나치게 원만하여 비겁해서도 안되니 그때그때의 형편에 따라 임기응변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또한 착한 사람은 몰라서 실수하는 일은 있을지라도 알고도 저지르는 악행은 없으므로 모름지기 관대하게 대하여 타이르고 이끌어 주어야 한다는 교훈도 들어있다. 반대로 악인은 언제나 나쁜 짓만 골라 하는 자이기 때문에 항상 엄격하게 다루어 감히 그 비행을 용서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보통의 평범한 사람은 경우에 따라서 너그럽게 타이르기도 하고 엄하게 꾸짖기도 하여 적절하게 대하여야 하는 것이다.<주註>處(처) : 살다, 거처하다. 治世(치세) : 세상이 잘 다스려져 태평한 시대. 宜(의) : 마땅히. 方(방) : 방정(方正)함, 행동이 의(義)에 어긋나지 않고 반듯함. 亂世(난세) : 세상이 잘 다스려지지 않아 혼란한 시대. 圓(원) : 원만함. 叔季之世(숙계지세) : 말세(末世), 여기서는 태평세월도 난세도 아닌 평범한 세상을 말함. 庸衆之人(용중지인) : 평범한 사람, 용(庸)은 평용, 중(衆)은 대중(大衆)의 뜻, 선인도 악인도 아닌 보통사람. 互存(호존) : 아울러 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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