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장상대가 부(富)를 들고 나오면 나는 인(仁)을 들고 나가고 상대가 지위를 들고 나오면 나는 의(義)를 들고 나가니 군자는 진실로 임금이나 대신들의 농락을 당하지 않는다. 사람이 힘을 모으면 하늘도 이길 수 있고 뜻을 하나로 합하면 기질도 움직이니 군자는 또한 조물주의 틀 속에 갖히지도 않느니라.<원문原文>彼富(피부)면 我仁(아인)이요, 披爵(피작)이면 我義(아의)니 君子(군자)는 固不爲君相所牢籠(고불위군상소뇌롱) 이니라. 人定(인정)이면 勝天(승천)하며 志一(지일)이면 動氣(동기) 하나니 君子(군자)는 亦不變造物之陶鑄(역불변조물지도주)니라.<해의解義>인과 의는 하늘이 준 보배로운 재산이며 그 무엇으로도 깨뜨릴 수 없는 굳건한 정신적, 도덕적 성(城)이다. 그러므로 인의(仁義)로써 무장된 군자는 아무리 부와 권세가 높은 실력자라 하더라도 감히 업신여기거나 농락할 수 없다. 부귀와 권세는 일시적인 것으로 언제든지 변할 수 있으되 인의와 도덕은 영구불변한 진리이다. 특히 군자의 마음 속에 간직된 인의는 그 누구도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이 뜻을 합하면 천명도 변화시킬 수 있으니 곧 대다수의 사람들이 바라고 원하는 것이 천명이기 때문이다. 뜻을 하나로 모으면 기질도 변화시킬 수 있으니 목표를 세우고 꾸준한 마음으로 정진한다면 조물주가 정해놓은 운명이나 기질에도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 자기의 운명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 맹자(孟子)에도 ‘그가 부로써 하면 나는 인으로 하며 그가 벼슬로써 하면 나는 의로써 한다’라든가 ‘뜻이 한결같으면 기를 움직이고 기가 한결같으면 뜻을 움직인다.(志壹則動氣 氣壹則動志也)’는 등의 명문(名文)들이 나온다.<주註>彼(피) : 상대방. 爵(작) : 벼슬. 固(고) : 진실로. 君相(군상) : 임금과 재상. 牢籠(뇌롱) : 감옥과 새장, 짐승을 우리에 가두고 새를 새장에 넣어둔다는 뜻으로 가두고 농락한다는 의미. 人定勝天(인정승천) : 사기에 나오는 말로 사람이 힘을 모으면 하늘도 이긴다는 뜻. 陶鑄(도주) : 도(陶)는 질 그릇을 굽는 것이고 주(鑄)는 쇠를 불에 녹여 틀에 부어 물건을 만드는 것, 조물주가 만들어 준 사람의 운명이나 기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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