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장 사람의 능력이 뛰어나서 원대한 일은 못할지라도 능히 속된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이는 곧 명류(名流)에 들 것이요, 학문을 닦음에 있어 뛰어나게 공부는 못할지라도 능히 물욕을 덜어 버릴 수 있다면 이는 곧 성인의 경지에 이를 것이리라. <원문原文> 作人(작인)이 無甚高遠事業(무심고원사업)이라도 擺脫得俗情(파탈득속정)이면 便入名流(편입명류)요 爲學(위학)이 無甚增益工夫(무심증익공부)라도 減除得物累(감제득물루)면 便超聖境(편초성경)이니라. <해의解義> 사람의 됨됨이란 것은 그가 어떤 일을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마음됨, 즉 인격에 달려 있는 것이다. 물론 인격도 사업도 모두 다 훌륭한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 더욱 많다. 세상이 놀랄만한 큰 일을 했거나 학문이 일세를 울리는 사람 가운데도 고매한 인격을 기대하기 어려운 인물이 있는가하면 가난하고 별 명성이 없이 사는 사람 중에도 인격자가 있는 법이다.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큰 사업가나 대학자는 되지 못하더라도 마음을 닦아 세상의 헛된 망상과 물욕에 사로잡히는 마음을 흔연히 버릴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참다운 명사이며 성인의 경지에 도달한 인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주註> 作人(작인) : 사람됨. 無甚(무심) : 심하게 ∼하는 것은 없다. 뛰어나게∼하지는 못한다. 高遠(고원) : 고상하고 원대한 것. 擺脫(파탈) : 벗어버림. 得(득) : ∼할 수 있다. 동사나 형용사의 뒤에 붙어서 가능함을 나타냄. 俗情(속정) : 세속의 정, 속된 마음. 名流(명류) : 명사(名士)를 말함. 增益(증익) : 이익을 보태고 더하는 것. 減除(감제) : 덜거나 제거하는 것. 物累(물루) : 물욕에 얽매이는 것, 즉 사심. 聖境(성경) : 성인의 경지.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