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장 오솔길 같은 좁은 곳에서는 한 걸음 머물러 서서 남을 먼저 지나가게 하고 기름지고 좋은 음식은 삼분(三分)을 들어 내어서 남에게 맛보게 하라. 이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방법의 하나일지니라. <원문原文> 經路窄處(경로착저)엔 留一步(유일보)하여 餘人行(여인행)하고 滋味濃的(자미농적)은 減三分(감삼분)하여 讓人嗜(양인기)하라. 此是涉世(차시섭세)의 一極安樂法(일극안락법)이니라. <해의解義> 세상은 공동생활화하는 삶터로 남들과 어울려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 좋은 것, 편리한 것을 보면 남보다 먼저 갖고 싶은 욕망을 가진 것도 인간이다. 모든 분쟁과 재앙의 씨앗은 인간의 욕심이 부딪히는 곳에서 생긴다. 서로 가지려고 양보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다툼이 생기는 것이다. 좁은 길에서 서로 마주쳤을 때 한 걸음 양보한다고 하여 내 갈 길이 많이 지체되는 것이 아니며 맛 좋은 음식이 있을 때 나 혼자만 다 먹어 좋은 것도 아니다. 조금만 양보하고 베풀며 사는 것이 세상을 편안하게 하고 즐겁고 아름답게 사는 좋은 방법의 하나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정치의 요체는 국리민복(國利民福)에 있으므로 쓸데없는 당리당략과 자존심으로 싸움만 하여 국민을 걱정 끼쳐서는 안되고 어렵고 힘든 서민을 구휼하는 선정을 베풀어야 살맛나는 세상이 된다. <주註> 經路(경로) : 좁은 오솔길. 窄處(착저) : 좁은 길, 협착한 장소. 留(유) : 뒤로 물림. 餘人行(여인행) : 남으로 하여금 먼저 가게 함. 滋味(자미) : 자양분이 많은 맛좋은 음식. 濃的(농적) : 무르익어 맛이 좋은 음식, 적(的)은 명사로 만드는 어조사. 讓人嗜(양인기) : 남에게 양보하여 즐기게 하는 것. 涉世(섭세) : 이 세상을 살아감. 一極(일극) : 제일가는, 최고가는. 法(법)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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