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로부터 부여받아 누릴 수 있는 시간의 단위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략 80년 안팎에 불과하다. 길어도 백년을 채우기 어려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을 살면서 그 시간의 관리에 관한 깊은 성찰이 없다면 그 사람의 시간은 아마도 ‘맹목(盲目)적’으로 흘러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값진 삶'은 하느님이나. 부처님. 자연계로부터 선사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만들고 가꾸어나가야 한다는 엄연한 사실을 자각(自覺)하지 않는 한 ‘데면데면 살아가는 그저 그렇고 그런 인생’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기축년 새해인사를 나눈 것이 엊그제 같은데 세월의 흐름은 벌써 11월의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한 해의 단위 시간을 어떻게 값지고 보람 있게 운용해왔는지. 또는 허비한 것은 아닌지 차분하게 되돌아보아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우리가 지금 헤엄치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시간의 바다’이다. 힘 빠지고 병약한 사람. 무리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그곳은 언제 끝없이 깊은 곳으로 성난 물결에 휩쓸려 자취도 없이 사라져버릴 지 모르는 ‘고통의 바다(苦海)’일 뿐이다. 그러나 정신 똑바로 차리고 눈 밝게 보는 ‘값진 인생의 경영자’에게는 출렁이는 물결. 바닷새들의 화음.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그야말로 그림 같은 낙원이요. 낭만의 바다이며 법열(法悅) 속에 보내는 영원성의 새 세상인 것이다.자기 인생을 값지고 보람찬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심신의 건강이라는 조건이 필수적으로 대두되게 마련이다. 건강 역시 하나님이나 부처님 또는 자연계로부터 저절로 주어지거나 선사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건강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자연의 법칙에 부합하는 지혜로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 때 자연스럽게 유지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삶의 뿌리로부터 ‘순리와 자연’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점검해 볼 생각은 않고 ‘무얼 먹을까’. 또는 ‘어떤 방식의 치료나 교정을 해야 하나’라는 ‘무리수’부터 떠올리는 게 작금의 세간 사정이다.적어도 청정자연환경 속에서 맑고 밝게 살아가는 함양의 향우(鄕友)들은 그렇지 않으리라 여기지만 우리들끼리만 건강하고 넉넉하고 재미있게 살아서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는가? 순리와 자연에 따른 ‘참 의료의 묘방(妙方)’을 스스로 자각(自覺)하고 터득하여 우리 이웃사람들에게 알리고 마늘. 오리. 홍화씨. 다슬기. 명태. 등 이 땅에서 자생하는 농림축수산물의 뛰어난 약성을 십분 활용하여 다 같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방도를 강구해 봄이 좋을 듯싶다.요즘 가난은 끼니를 굶는 절대적 가난이 아니라 ‘상대적 빈곤’이라 회자되듯이 다른 병약자들에 비해 비교적 건강하다 것은 큰 의미가 없을 뿐더러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땅 위에 지은 집인 ‘사상누각’일 뿐이다. 세계적인 약재의 보고라고 알려진 지리산 일대의 농림축수산물의 약성을 활용해 건강상의 문제 소지를 미리 없애고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는 현명한 삶의 자세를 유지함이 상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전주대학교 대체의학대학 객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