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대표적 고전중의 하나인 <주역(周易)>에 ‘음(陰)이 양(陽)과 대적할 만하다 여기게 되면 반드시 서로 싸우게 된다.(陰疑於陽必戰)’는 구절이 있다.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상호간의 세력이 비슷해질 경우 결국 갈등이 일게 되고 쌍방의 공격 파괴행위가 자행되는 상극(相剋)의 구조로 치닫게 되는 법이다.음양 뿐 아니라 만물의 속성을 금 목 수 화 토(金木水火土)로 요약정리하고 있는 오행(五行)의 이론에서도 상생(相生)의 순리적 궤도를 벗어나게 되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상충상극(相沖相剋)의 전쟁터로 바뀌게 되어 공멸하거나 피비린내로 얼룩진 참혹한 희생을 배경으로 ‘적자생존(適者生存)’하는 비극이 연출된다. 상충상극에서 상생의 구조로 바뀌지 않는다면 그 누군들 상호간의 공격과 파괴행위 속에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겠는가? 인체 생명을 위협하는 미생물들의 끊임없는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페니실린이나 스트렙토마이신 등의 약물들이 인류 질병치료에 미친 영향은 지대한 것이지만 그에 수반된 여러 심각한 부작용들과 더욱 강력한 내성 균주의 출현을 초래함으로써 어느 시점부터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드러내는 것 또한 사실이다. 폐렴과 폐결핵 등의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투여한 약물들의 치료효과를 뒤좇아 소화 장애를 필두로 온갖 위장질환과 다른 고장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실례를 우리들은 자주 경험하거나 목격한 바 있을 것이다. 과연 무엇 때문이었을까? 오늘날 지구촌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의료체계들은 질병 치료의 방식을 공격. 파괴. 제거를 목표로 하는 상충상극 구조를 갖고 있다. 즉 인체를 공격하는 세균 무리들을 적으로 간주하고 그 적들을 파괴 제거할 수 있는 의약품들을 개발하여 대응함으로써 전쟁이 또 다른 전쟁을 부르는 악순환이 계속되어 인체는 그야말로 전쟁이 그칠 날 없는 ‘최악의 전쟁터’로 바뀌어버리게 되는 것이다.내 몸을 ‘세균들의 전쟁터’로 만드는 의료행위가 과연 현명한 것인가? 이러한 상충상극의 대결구도보다는 순리자연의 법칙에 근거한 ‘상생과 조화의 의료’를 도모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에 따라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이는 의료인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에 ‘참 의료의 부활’에 대한 희망을 걸어본다. 우리 사회의 제반 병리 현상이나 우리 인체의 온갖 병적 현상들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면에는 이처럼 부지불식간에 만성화되고 이제는 거의 체질화되다시피 한 상충상극 방식의 처방관행이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우리 모두 진정한 ‘심신(心身)의 건강’을 위해 상생과 조화의 처방이 받아들여져 정착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본지 발행인. 전주대학교 대체의학대학 객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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