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정교회 조한우 목사지난주에 우리는 추석을 보냈다. 예로부터 이맘때가 되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마련이다. 그만큼 지금 이 때가 일 년 중에서 가장 살기 좋은 때라는 말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우리 상황은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 경제 불황에서 벗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경기침체의 늪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남의 말 할 것 없이 김포에 고향을 두고 있는 필자 역시 금년 추석에는 고향 방문을 취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다가오는 추석을 기다리면서 어렸을 때에나 느껴봄직한 가슴 설렘이 지금 이 나이에도 다시 느껴진 것은 왜일까? 그것은 역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우리네 조상님들의 넉넉한 마음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이러한 마음은 비단 물질의 넉넉함에서만 기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우리가 소유하면서 누리고 사는 것들이 너무나 많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 보다는 해마다 이 맘 때가 되면 사방팔방 어디를 둘러봐도 황금빛으로 변해가는 들판이나 산과 들에 무르익어가는 곡식들이 있기에 보는 이들의 마음이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이리라.최근에 동남아와 남태평양을 강타한 지진이나 해일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과 동시에 우리들이 누리는 이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연일 보도되는 수많은 사상자와 이재민들의 이야기들조차도 우리들의 피부에 잘 와 닿지 않을 정도로 우리들은 이미 복에 겨운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대한민국만 같아라!’라는 말로 바꾸어 봐도 좋을 듯하다. 그만큼 우리 대한민국의 형편이 많이 나아졌다는 얘기다. 그러니 우리가 누리는 이 풍요를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정감 넘치는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