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로 접어들어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이면서 봄에 뿌린 씨앗들의 결과물들이 성숙됨에 따라 풍성한 수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마음은 자연히 풍요로움을 만끽하게 되는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난 2일 오전 11시 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 48회 물레방아골 축제위원회 회의에서는 50여명의 위원들이 동참해 오는 10월 9일부터 13일까지 열리게 되는 축제의 운영방향과 세부 일정 등에 대해 논의하였다.함양군의회 박성서 의장의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해 예산액 4억1천2백4십만원에 비해 5천2백4십만원 감소한 3억6천만원으로 상정한 금년 행사의 예산안을 이견 없이 원안대로 확정하였으며 9일 고유제에 이어 개막식을 필두로 13일까지 5일간에 걸쳐 펼쳐지는 세부 일정에 대해서도 원안대로 진행할 것을 가결했다. 의안 심의를 끝낸 뒤 이어진 기타 토의 시간에 함양군 의회 이창구 의원은 전통 먹거리 행사 때 고기의 질이 다소 떨어진다는 행사 참가 인사들의 불만을 전하면서 질 좋은 먹거리 제공을 통해 행사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한 참석자는 전국 각 지자체마다 많은 축제를 열고 우리 함양군도 적지 않은 축제를 열고 있음을 들어 비슷한 내용의 축제를 통합시켜 비용 낭비도 줄이고 축제의 효과를 높이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특히 함양 산삼 축제의 경우 물레방아축제와 합쳐서 할 경우 비용은 대폭 줄이고 효과는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으며 이에 대해 상당수의 참석자들은 공감을 나타내기도 하였다.함양고을은 오래 전부터 천령문화제라는 이름의 축제를 열어온 전통을 지니고 있는 만큼 타 시군에 비해 ‘축제 노하우’도 축적됐을 법하고 연륜과 경험이 풍부한 만큼 전국적으로 눈길을 끌고 발길을 돌려 찾아오게 만들 묘안이 나올법하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는 지자체중의 하나다. 더구나 국립공원 1호 지리산과 10호 남덕유산 사이에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산들이 15개나 될 만큼 푸른 산과 깊은 골짜기. 맑은 물이 어울려 빚어내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는 고장으로서 훌륭한 축제 하나를 잘 육성 발전시킨다면 그 경제적 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생각된다.함평의 나비축제를 비롯해 무주의 반딧불이 축제. 진주의 유등축제 등 성공한 지자체의 여러 축제들은 축제를 기획한 이의 혁신적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를 뒷받침하고 지원하는 모든 이들의 열정으로 이룩한 성공신화라 할 것이다. 그저 그렇고 그런 축제를 예전부터 해온 방식대로 데면데면 하는 자세로서는 전 국민의 눈길을 확 잡아 끌 수 있는 축제는 고사하고 작년에 했던 만큼의 성과를 내기에도 급급한 형편을 면하기 어렵게 된다.‘어디에서 오셨습니까’라는 질문에 ‘함양에서 왔습니다’라고 대답하면 ‘아. 그렇습니까? 거 마산 옆의 함안에서 오셨군요’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자존심이 좀 상하고 기분이 언짢아지는 감정을 느끼는 것은 비단 현 천사령 함양 군수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서울이나 다른 대도시 모임에서 함평 사람을 만나면 누구나 예외 없이 ‘아. 거 나비 축제하는 함평 말씀하시는 것이지요?’하면서 묻지도 않는 축제 이야기를 들먹이곤 하는 것과 구름처럼 몰려드는 축제 참가자수를 감안할 때 나비축제로 구축한 함평의 브랜드 가치가 어느 정도일지 대략 짐작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이는 나비가 됐건 반딧불이가 됐건 그 이름도 이름이지만 축제를 구성하는 요소들과 그것을 진행하는 이들이 심혼을 바쳐 빚어내는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들이 축제 참석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마음의 문을 열고 축제를 통해 하나가 되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물레방아축제라도 좋고 천령문화제라도 좋지만 우리가 준비하는 축제에 어떤 메시지를 담아 어떻게 전달하고 얼마만큼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어 해마다 다시 찾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군민 모두의 중지(衆智)를 모아 더 훌륭한 축제로 승화시킬 묘안을 찾아내어 실행에 옮기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현재의 축제 진행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더 큰 욕심을 내어 문제의식을 갖고 전 국민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더욱 훌륭한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한 중단 없는 노력이요구되는 시점이라 하겠다. 함양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디 올해의 물레방아골 축제가 온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그런 훌륭한 축제. 의미 있는 축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충심으로 기원한다. <전주대학교 대체의학대학 객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