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산은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과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을 양쪽으로 두고 있으며 지리산 종주 능선 명선봉과 벽소령사이에서 북쪽으로 뻗어내려 자신의 모습을 (천왕봉에서 반야봉까지)조망할 수 있는 산이다.그동안 지리산 천왕봉을 비롯하여 백두대간길 고봉 준령의 명성에 밀려 지리산 자락에 있으면서도 산객들이나 세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요즘 7암자(도솔암.영원사.상무주암.문수암.삼불암.약수암.실상사) 산사 순례길로 명성을 얻고 있다. 삼정산은 산내면 실상사에서 시작하여 영원령을 지나 도솔암으로 내리는 산행길도 좋지만 여유롭지 못한 시간 때문에 영원사로 들머리하여 실상사로 내리는 산행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6시간 소요)이번 8월의 끝자락인 29일 토요일 주간함양 신문사와 (주)인산가의 주관으로 제17차 함양명산 순례 삼정산길에 함께 올랐다. 가까이 함양에 있으면서도 지리산 천왕봉과 주능선의 몇몇 봉우리만 알았지 삼정산은 잘 몰랐던 터라 한번 가봐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 못 갔었는데 지난번 상림숲 카페의 ‘산우’ 회원들과 영원사에서 도마마을로 내린 적이 한번 있지만 산사 순례길은 나서보지 못한지라 마음먹고 배낭 하나 달랑 들러 메고 보건소 앞 만남의 장소에 나가 30여명의 지인들과 수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이날 (주)인산가 김윤세 회장을 대신하여 송하균 이사와 (주)주간함양 신문사 임직원 등의 안내로 전라북도 인월동면과 경상남도 함양의 도계 팔랑재를 지나 인월 산내 그리고 마천면 삼정(하정. 양정. 음정)리의 양정마을 앞에서 하차하여 기념사진 한장 담고 양정마을로 들어서서 가는데 양정마을을 통과하는 게 여간 가파른 길이 아니다.이번 산행은 상무주에서 실상사로 가는길... 양정에서 오르는 옛길이 있었다는데 요즘은 그 길이 폐쇄되어 길 찾기가 힘들다는 마을 주민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돌아 나와 양정마을 앞의 시멘트 포장길을 타고 오르니 영원사 표지석(영원사 4km)이 나오고 영원사길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니 시원한 나무그늘하나 없는 뜨거운 태양아래 걷자하니 어휴∼ 금새 지칠 지경이다. 처서를 지나 조석으로 차가운 기온이 옷깃을 추스르게 하지만 한낮의 뜨거운 태양은 농민들이 그간 흘린 땀방울이 헛되지 않게 한 톨의 곡식이라도 제대로 영글게 하여 풍요로운 가을날의 추수를 약속이라도 하려는 듯 뜨겁게 내리 쬐는데 시멘트 포장길 타고 오르는 산객들의 이마엔 금새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하고 물 한 모금이 간절할 즈음 오고가는 길손들의 갈증을 해소하고 가라는 어떤 고마운 이의 배려로 시원한 계곡수를 받아 물통 가득 넘쳐흐르는데 한바가지 퍼서 벌컥 벌컥 들이키니 감로수가 따로 없다.산행안내 이정표도 제대로 없는 이곳(상무주 오르는 길)에서 잠시 휴식과 함께 목마름도 해소하고 우측 바윗길 따라 한참을 오르다보면 모퉁이 돌아 상무주암 가기 전 쉼터가 나온다.쉼터 전망대에서 소나무 사이로 지리산 천왕봉을 중심으로 계곡과 능선의 굴곡이 여인네의 비단 치마폭을 펼쳐 놓은 것처럼 아니 한 폭의 동양화를 펼쳐 놓은 듯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한다. 쉼터에서 우측으로 내리면 문수암과 삼불사 등 산사순례길로 곧장 내리고 왼쪽으로 돌아 오르면 상무주암을 지나 삼정산 정상을 오르는 길이다.일찌기 보조국사 ‘지눌’은 상무주암을 천하제일 갑지라 하였다 한다. 즉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좋은 자리라는 뜻인데. 이곳 암자의 이름이 무주(無住) 즉 머물지 않는다는 그 의미가 자못 심장찮다. 아무리 좋은 자리라 한들 그 자리만 탐내고 그냥 머문다면 끝내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경계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니 흐르는 물의 원리와 같다라는 생각과 함께 어느 성인의 말씀이 "머무르면 썩는다. 산다는 것은 자꾸 움직여 나가는 것이다.”고 “고인 물이 썩듯이 머물면 썩는다”라는 말씀이 상무주암을 지나면서 나의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상무주암은 가파른 언덕배기에 고즈넉히 동쪽의 지리산 주능선을 바라보며 자리잡고 있는데 주지 스님이 출타를 하셨는지 나무빗장 두개 가로질러 놓여 있고 산사는 조용하기만 하다. 상무주 지나는 길 초가지붕으로 만들어 놓은 곳간인지 창고인지 이채롭고 화장실 가는 사잇길 뒤로 오르다 보면 영원사와 삼정산 정상 오르는 삼거리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중간중간 아름드리 적송에 '아니온 듯 다녀가소서'라는 팻말이 걸려 있다. 이는 아마 많은 등산객들의 왕래로 스님들의 정진 수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인 것 같다. 갈림길에서 가파른 길 10 여분 오르면 등산객들의 안전사고와 산불을 대비한 소방헬기장이 나오고 이곳에서 곧장 가다보면 삼정산 정상(1.182)이나오는데 표지석을 함양군에서 세워 놓았다.삼정산 정상에는 사방이 수림에 가려 있어 전망을 볼 수가 없으므로 표지석과 함께 추억 한장 담으며 아쉬움을 달래고 가슴까지 와 닿는 은빛 물결 출렁이는 산죽길 걸으며 한적한 곳에 자리잡아 산상의 오찬을 즐기고 곧장 내리니 바위전망대가 우리일행을 반기며 정상에서의 아쉬움을 한방에 날려보낸다.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시원스럽게 펼쳐지는데 좌측으로 산내면과 실상사 그리고 그 너머로 인월 동면까지. 그리고 정면으로는 삼봉산. 금대산 금대암과 마천면소재지가 발아래 굽어보이고 우측으로는 두류산 최고봉인 천왕봉이 운무에 살짝 걸쳐있어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 놓은 듯하다.전망바위의 시원한 조망을 뒤로하고 가파른 길 내리니 사거리 길 나오는데 우측으로 꺾어 돌면 삼불사가 나오고 문수사와 도마마을 하산길로 이어진다.우리 일행은 직진하여 한적한 솔밭길 솔바람 맞으며 산내면 입석리 황금들판 한가운데 서있는 천년고찰 실상사로 내려 경내 한바퀴 둘러보며 아름다운 산사 순례길 추억의 한 페이지를 마무리한다.P.S 주간함양과 (주)인산가에서 실시하는 함양의 명산 순례가 제17차를 시행하는 동안 그동안 수 차례 참가를 하여 산을 아끼는 산 사람들과 교류를 하여 기쁘게 생각하며 심신의 건강을 위해 함께하여 주신 참가자 모두에게 감사와 함께 격려를 보낸다.제17차 함양의 명산 순례 삼정산에서<박갑렬 산우회 회장/함양농협 용평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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