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은 죽염(竹鹽) 산업화 22돌을 맞는 날이다. 지난 1987년 8월 27일. 향토기업 인산가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최초로 함양군 상공계로부터 ‘가공염(죽염) 제조허가’를 받아 함양고을이 생긴 이래 첫 소금가공공장의 문을 열고 죽염제조를 시작하였다. 천일염을 위시하여 재제염. 가공염. 정제염 등 모든 소금은 바다로부터 나오는 것이므로 소금의 제조 생산시설 역시 당연히 바닷가에 위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그런데 이러한 일반적 상식에 반(反)하여 소금가공공장이 깊은 산골마을에 들어서고 몇 년 뒤 해발 5백 미터에 위치한 심산(深山) 속으로 자리를 옮겨 ‘바다 출신(出身)’을 고온의 소나무 장작불 또는 송진불로 9번씩이나 단련시켜 특수 임무를 수행할 정예요원으로 만들어 대거 하산(下山)하게 한다. 그 정예요원들은 음식의 간이나 맞추는데 쓰이는 부재료로서의 용도를 뛰어넘어 혹독한 훈련과정을 겪으며 단련되고 또 단련된 강인한 몸과 마음을 송두리째 던져 암. 난치병으로 불리는 인류의 공적(公敵)들을 물리치는데 앞장서서 혁혁한 공로를 세우게 된다. 그들의 활약으로 인해. 아무 잘못도 없이 오랜 세월 인류의 건강을 해치는 원흉(元兇)의 하나로 낙인 찍혀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쓴 채 차라리 장렬하게 죽느니만 도 못한 비참한 삶을 이어오던 ‘천일염(天日鹽)의 진실’이 조금씩 밝혀지게 된 것은 참으로 불행 중 다행스런 일이라 하겠다. 1960년대에 접어들어 소금 만드는 방식의 변화에 따라 서해안 염전으로 해수(海水)를 끌어들여 바닷물의 증발을 통한 결정(結晶)으로 소금을 얻는 재래의 제염(製鹽)방식과 달리 공업용수 확보를 위한 탈염공업의 부산물로 얻게 되는 순수 염화나트륨(NaCl)을 소금으로 인식해 전 국민이 식용하면서부터 ‘소금의 억울한 누명’은 시작된다. 더욱이 1963년 무렵 제정 시행된 염관리법은 한국의 모든 식품제조 가공 업소는 물론이고 청량음료 .각종 식음료 제조. 요식업소들의 음식 조리에도 순도 99.9%의 염화나트륨을 쓰도록 의무화함으로써 천일염은 설 땅을 잃게 되었고 온갖 천대와 수모를 겪게 된다. 소금은 모든 생물들의 생명력의 원천으로서 생명에 위해(危害)를 가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격해오는 온갖 세균. 바이러스들과 싸우며 생명보호 임무를 수행하느라 여념이 없지만 차츰 도리어 생명을 해치는 원흉으로 궁지에 몰리게 된다. 이렇듯 소금에 대한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된 기피와 질시(嫉視)가 극에 달하던 1986년 6월 15일 인산(仁山) 김일훈(金一勳) 선생(1909∼1992)의 저서 <신약(神藥)>이란 책이 출간되었고 그 책의 서두에 한국의 서해안 갯벌에서 생산된 천일염은 암. 난치병을 위시하여 이름 모를 괴질들을 다스릴 수 있는 신약(神藥)이 된다는 ‘소금의 진실’과 ‘질 좋은 소금을 섭취하는 것이 무병장수의 묘법’이라는 실로 혁명적인 의방(醫方)이 제시되기에 이른다. 신묘한 약성과 미량의 독성(毒性)을 다 같이 함유하고 있는 천일염을 지혜로운 방법으로 법제(法製)하여 유독성 물질을 제거하고 약성 물질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죽염의 제조법이 창안되었고 그것을 치병(治病)과 건강증진을 위해 활용하는 방법 역시 <신약> 책을 통해 명명백백하게 공개되었다. 이렇게 해서 <신약> 출간 1년 뒤인 1987년 8월 27일. 필자의 1년여에 걸친 노력의 결실로 죽염이 산업화됨에 따라 세상에 공식적으로 데뷔한 죽염의 등장은 당시 한국의 대표적 사양 산업으로 자타가 공인하던 소금산업에 기사회생(起死回生)의 서광을 비추기 시작한 일대 사건으로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기 시작한다. 한 때 전국 각지에서 사찰을 위시하여 성당. 교회 등 죽염을 자가적으로 제조하여 이용하는 곳이 무려 5백여 곳에 이르렀는가 하면 공식 죽염 제조회사가 현재 약 30여 곳에 달하고 죽염치약. 죽염간장. 된장. 고추장. 죽염 김치. 죽염 오이지. 죽염 화장품 등 죽염을 응용한 상품들이 속속 개발되어 시판되는 중이다. 특히 지난2008년 3월 28일부터 천일염을 모든 식품 제조와 조리에 사용할 수 있도록 염관리법을 개정해 시행함으로써 죽염산업은 새로운 도약의 전기(轉機)를 맞고 있다. 함양고을 삼봉산 기슭의 죽림(竹林)리 ‘인산가’는 자연주의 의학인 ‘인산의학’의 정립처이자 ‘세계죽염산업의 발상지’로서 오늘도 많은 순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전주대학교 대체의학대학 객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