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의 젊은 여성들 중에서 5∼10%는 질염을 가지고 있으며. 기혼이든 미혼이든 성생활이 활발한 여성들 중에서 일부는 성교중 하복부 통증이 있거나 평소에도 복부 통증과 구토 등의 증상이 있어 소화기 내과나 가정의학과를 찾아가 위염이나 장염이 아니지 검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얼마 전 배가 아프다며 찾아온 20세 여성 환자에게 성 경험 여부를 물었습니다. 그녀는 배가 아파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지만 별 이상을 발견하지 못해 여러 병원을 전전하였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의사가 왜 '민감한' 사생활을 물었을까요? 환자의 대답은 "사실은… 남자 친구와 잔 적이 있어요" 라는 추측된 대답이었습니다. 최근 젊은 여성들 중에서 성관계 중 감염된 세균에 의해 골반염이 발생하고 이것이 위쪽으로 퍼져 간까지 감염돼 배가 아프다며 소화기 내과를 찾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간을 캡슐처럼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긴 '간주위염'은 국내에서 학회에 사례가 보고 될 정도로 드물었으나 최근에는 젊은 여성의 간주위염 환자가 한 달에 한 명 이상 발병하고 있다는 학회발표가 있었습니다. '간주위염'은 주로 '골반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았을 때 생기며. 성관계 때 옮긴 임질균이나 클라미디아 등의 세균이 자궁내막. 난관. 골반 등을 감염시킨 뒤 혈액. 림프선을 통해 간을 둘러싼 막까지 옮겨간 것입니다. 간 내부에는 침범하지 않아 대부분 간 효소 수치는 올라가지 않으며. 증상은 배 오른쪽 윗부분에 통증이 생기며. 간주위염은 간세포나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간염’과는 달리 간 피막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손으로 상복부를 누를 때 심한 복통이 나타나거나. 기침을 할 때. 누웠다 일어날 때. 숨 쉴 때 날카로운 통증이 발생합니다. 골반염 환자의 5∼30%에서 간주위염이 생기는 것으로 학회에 보고돼 있으며 주로 젊은 여성들에게 잘 나타납니다. '골반염'이란 여성 골반 내에 있는 자궁. 난소. 난관 등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성생활이 활발한 젊은 여성에게서 흔히 나타납니다. 증상은 일반적으로 골반 부위의 통증과 열. 비정상적인 질 분비물. 다량의 장기간 질출혈. 성교 중 통증. 피로감 등의 증상을 나타내며. 급성 골반염은 심한 복부동통과 구역질.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고. 이런 증상이 나타날 경우 난관이 손상을 입어 감염이 골반이나 복강 내의 다른 장기에 침범할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클라미디아 감염에 의한 골반염은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골반염의 원인은 임질이나 클라미디아 등이 성교를 통해 감염을 일으켜 발생하며. 또한 유산 후의 감염이나 출산 후의 감염에 의해 발생하기도 합니다. 불결한 성교 후 나쁜 균들이 질로부터 자궁을 타고 난관까지 상행성으로 감염이 일어나며 난소까지 침범할 수 있습니다. 골반염의 주요 원인은 ▲불결한 성관계 때 콘돔을 사용하지 않거나 ▲월경 기간 중이나 직후에 성관계를 하는 경우 ▲성관계 파트너가 여럿인 경우 ▲세균성 질염이 있는 경우 ▲자궁 내 피임장치. 임신 중절 등이 있습니다. 골반염은 60% 이상이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골반염에 걸린 줄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으며. 골반염은 무디면서도 지속적인 하복부 통증이 나타나는데. 생리통 등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골반염의 진단은 골반내 초음파 검사나 복강경을 통해 검사를 하며. 치료는 항생제를 복용하고. 심한 경우에는 정맥 주사를 맞아야합니다. 완치되기 전까지는 성교를 삼가야 하며. 재감염을 막기 위해서 성교 상대자도 성병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야합니다. 골반염이 초기에 치료된다면 완전한 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치료를 안 하거나 지연될 경우 염증으로 인한 난관의 손상으로 ‘자궁외 임신’이나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젊은 미혼 여성인 경우 반드시 조기치료를 받아야합니다. -가정의학과 차봉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