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뜨거워지면 사람들은 시원한 계곡과 하천, 바다로 몰린다. 발을 담그고 물살에 더위를 식히며 친구나 가족과 웃음을 나누는 여름의 물놀이는 누구에게나 반가운 즐거움이다. 하지만 그 즐거움은 순간의 방심 앞에 너무나 쉽게 깨질 수 있다.최근 5년간 경남 도내에서 발생한 수난사고는 총 1,812건으로, 이 중 6~8월에만 840건이 집중됐다. 여름 피서철에 전체 사고의 46% 이상이 발생하는 셈이다. 계곡과 하천, 해안가, 워터파크 등 장소는 달라도 물의 위험성은 늘 같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은 겉보기에 평온해 보여도 속은 다르다.계곡과 하천은 몇 걸음만 가도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고, 바닥은 미끄럽고 물살은 순식간에 방향을 바꾼다. 얕아 보인다고 가볍게 들어갔다가 예상치 못한 웅덩이에 발이 빠지고 급류에 휩쓸려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나는 수영 좀 한다’며 구명조끼 없이 들어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술 한 잔 기분 좋게 곁들인 뒤라면 더 용감해진다. 그러나 술은 순간의 판단력을 흐리고 반사신경을 둔하게 만들어, 평소라면 피할 수 있는 상황도 감당하지 못하게 한다.워터파크나 수영장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도 없다.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도 미끄러운 타일, 어린아이의 갑작스러운 행동, 보호자의 짧은 부주의가 사고로 이어진다.이런 사고는 한순간에 발생하지만, 예방은 어렵지 않다. 꼭 지켜야 할 몇 가지 약속만으로도 충분히 안전할 수 있다.첫째, 어디서든 구명조끼는 기본이다. 계곡과 하천은 물론, 얕아 보이는 바닷가에서도 꼭 착용해야 한다. 구명조끼는 위급할 때 몸을 물에 띄워주고 구조될 시간을 벌어준다.둘째, 술 마시고 물놀이는 절대 금물이다. 술을 마시면 누구나 판단력이 흐려지고 몸의 반응도 느려진다. 한 잔쯤 괜찮겠지 하는 순간, 사고는 문턱을 넘는다.셋째, 혼자 물에 들어가지 않는다. 사람은 언제든 돌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함께라면 도움을 요청할 수 있지만 혼자라면 발견조차 늦어져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넷째, 아이들은 한순간도 눈에서 떼지 않는다. 물놀이는 어린이에게 더 큰 위험이다. 스마트폰에 시선을 빼앗기거나 잠깐의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다섯째, 날씨와 상류 상황을 꼭 확인한다. 여름철 갑작스러운 소나기나 상류 폭우는 순식간에 물이 불어나 강한 물살을 만든다. 맑은 하늘이라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마지막으로, 사고가 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무모한 구조는 삼가야 한다. 구명부환, 긴 막대기, 주변에 뜰 수 있는 물체를 던져 익수자가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도록 돕고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버티게 하는 것이 안전하다.물놀이는 즐겁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돌아올 때도 웃으며 돌아와야 진짜 안전한 물놀이가 된다. 이번 여름만큼은 ‘나 하나쯤이야’라는 방심 대신, ‘나부터 지키자’는 실천으로 모두의 안전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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