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의 여파로 해양 생태계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수산자원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특히 저수온성 생물인 멍게는 고수온 현상의 직격탄을 맞아 양식산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부산지사는 지난 7월2일부터 4일까지 거제·통영 일대 양식장에서 ‘기후위기와 해양수산 현장 탐방 전문연수’를 개최했다. 이번 연수는 거제시, 멍게수하식수협, 국립수산과학원, 한국수산자원공단 등과 협업으로 진행돼, 현장 중심의 기후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57년간(1968~2024) 우리나라 연안의 연평균 표층수온은 약 1.58℃ 상승했으며, 이는 세계 평균 상승 폭(0.74℃)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2024년 현재 수온은 작년보다는 다소 낮지만 역대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에는 고수온 위기경보 ‘주의’ 단계가 지난해보다 일주일 이상 앞당겨 발령되기도 했다.고수온 현상은 바닷물의 성층화와 산소 순환 장애를 유발해 플랑크톤 등 해양 기초생산자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한인선 국립수산과학원 과장은 “남해안에서는 멍게, 전복, 넙치(광어) 등 양식 생물이 고수온과 빈산소로 인해 대량 폐사하고 있다”며 “동해안도 한류성 어종의 북상이 가속화되면서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온 1~2도 상승만으로도 해양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수산업 전반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최임호 한국수산자원공단 실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갯녹음(바다사막화)확산 문제를 지적하며, 수산자원공단이 추진 중인 ‘바다숲 조성 사업’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해조류는 단순한 서식지 역할을 넘어 온실가스 흡수, 수질 정화, 수온 완충 등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합니다. 바다에도 숲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합니다” 최 실장은 잘피, 대형 해조류 등 해양식물이 해양 생물의 생태 복원뿐 아니라 블루카본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후위기의 실질적인 피해 현장 중 하나인 멍게 양식 산업도 위기 대응에 나섰다.김태형 멍게수하식수협 조합장은 “고수온이 반복되면서 멍게 폐사가 급증하고 있다. 멍게는 서식 한계 수온(26℃)을 넘는 고온이 지속되면 생존 자체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어 “전체 수층에 걸쳐 수온이 상승하면서 양식 생태계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심해어장 개발 △양식 안정화 TF 운영 △피해 복구 지원 등의 대응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후위기를 기회로 바꿔 지속가능한 양식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정부와 언론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이번 전문연수는 해양 수산업이 직면한 기후위기 현실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민·관·학이 함께 해법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 참가자들은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위한 기술 개발과 생태 보전,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며, 해양 환경과 수산자원을 지키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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