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수학에는 미분과 적분이 있다. 미분은 덩어리를 잘게 쪼개는 과정을 공식으로 정리한 내용이고 적분은 잘게 쪼개져 있는 요소들을 쌓으면 형태를 갖춘 하나의 덩어리가 형성되는 과정을 공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잘게 쪼개는 개념은 근현대의 산업발전에서 산업 활동들을 분화시키고 이차 삼차 세분화시키는 과정들을 통해 사회의 전체 산업구조와 삶의 생태적 근간을 재구성하는 데에 일조했다. 잘게 쪼개는 개념은 또한 개인을 전체 공동체에서 분리시켜서 삶의 경주에 타인들과 생존 경쟁을 해야 하는 개인의 고립된 투쟁과 노력에 가치를 부여하는 추세에 일조했다. 잘게 쪼개는 개념은 한때는 하나의 몸처럼, 하나의 전체로서 공동체적 정체성을 가졌던 사람들이 대가족의 울타리를 부수고 핵가족으로 쪼개는 현상에 일조했다. 핵가족 안에서 나고 성장했던 아이들은 청장년이 되면서는 결혼과 출산을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경향을 가진 더 작은 단위의 일개인들이 되어 있다. 한 개인의 성공 인생 스토리는 공동체나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선행과 덕을 베푸는 내용으로 풀어지는 것이 아니라 거대하고 복잡한 소비 중심의 시장 구조 안에서 얼마나 높은 소비 능력을 갖추었는가가 인생 성공과 인생 가치의 잣대로 묘사되고 있다. 사람은 소비에 의한 소비를 위한 경제 문화에 꼭 필요한 배터리가 되어 있다. 사람의 욕망을 자극하는 끝없는 홍보와 광고들이 집안의 TV를 통해서 도시 거리의 대형광고판을 통해 사람의 기운보다 더 크게 파동을 보낸다. 제1차 2차 세계대전이라는 거대한 불행의 분열양상을 경험한지 채 일백년도 되지 않았다. 요즘 들어 제 3차 세계대전의 가능성이 있다는 말들이 회자에 돌고 있다. 우리는 미분의 개념, 분열의 개념을 우리 삶에서 충분하게 경험해왔다. 자기 정체성에 있어서 낱개의 개념, 소립자로서의 자아개념을 터득하느라 수없이 반복해서 미분 문제를 풀어 왔다. 하나의 원자 내부에서 원자핵을 중심으로 전자들이 각자 궤도를 돌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우리의 짧은 상상력 안에서 전자는 원자핵과 분리되어 떨어져 나간 그 무엇,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거리를 두고 원자핵 주위를 돌고 있는 외로운 고립체로 그려질 것이다. 그러나 실상 원자핵과 전자들 사이에 있는 무궁한 공간이 단절과 분열의 공간이 아니라 사랑과 평화의 에너지로 가득 찬 공간이라면? 전자들이 원자핵 주변을 영원히 돌 수 있는 이유는 원자의 태초부터 무궁한 결합력이 설정된 바탕이 있어서라면? 가시적으로는 분열을 허용하는 것 같으나 실상은 하나로 통해 있어 전체 안에서의 운동 현상일 뿐이라면? 원자의 차원에서부터 우주 너머의 광대함까지 모두 하나로 결속되어 있어 그 결속된 바가 사랑이고 평화가 아닐 수 없는 에너지들의 충만하고 안정된 상태가 실상이라면? 거기에 단절과 분열의 개념이 들어설 곳이 있겠는가? 불안과 공포로 분열을 선전하는 미분 공식들을 뒤집고 적분의 해법으로 원래의 덩어리, 공동체로 삶과 사람을 통합하는 일은 우리 인간 의지의 몫이다. 인간 삶의 질과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정치가 할 일이라고 한다면 분열이 아닌 통합과 결속을 향하여 전진하도록 지표를 던지고 안내하는 사람들이 정치인들이겠다. 그들에게 통합과 결속의 정치를 요청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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