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되면 측우기와 은방울꽃이 생각납니다. 측우기는 5월에 만들어 졌고, 은방울꽃은 5월의 탄생화입니다. 이 좋은 5월이 울상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병) 여파 때문입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 위기 이전 한국경제는 이미 기초체력이 약화돼 올해 1%대 성장이 예측됐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경제가 침체된다고 여러 매체들이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5월에 핀 꽃은 아름답습니다.
1441년 5월에 세종대왕께서 세계 최초 우량계인 측우기 만든 것을 공포하였습니다. 이는 1639년 이탈리아의 과학자 베네데또 카스텔리가 만든 우량계보다 198년이나 앞선 기록입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측우기에 의한 우량의 측정 제도가 확립된 최초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측우기는 매년 강수량의 통계치를 이용하여 농사를 짓고 홍수를 대비 하는 애민사상이 깃든 간단하고 작아보여도 여러 가지 큰일을 하는 일꾼입니다. 측우기는 국가단위로 표준화된 기상측정 기구로써 주철이나 청동으로 만든 원통형의 측우기 본체와 돌로 만든 측우대 그리고 빗물의 깊이를 재는 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민족의 강우량 측정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생각하지 못한 과학적 방법에 의한 환경 대응 프로그램으로 세계가 칭송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조상들의 지혜를 물려받은 우리는 코로나19 사태 역시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드라이브 스루와 사회적 거리두기운동 그리고 전 국민의 애정의 손길 등은 민족성에 가깝습니다. 이제 한 번 더 지혜를 발휘할 일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것입니다. 이 국난을 해결하고 국민과 함께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갈 사람이 나타나길 기대합니다.
기대에 부응하듯, ‘틀림없이 행복해 집니다’라는 꽃말을 가진 은방울꽃이 피는 5월입니다. 모양도 이름도 의미도 예쁘기만 합니다. 학명 Convallaria keiskei Miq.의 Convallaria는 계곡과 백합의 합성어이고 생약명은 영란鈴蘭입니다. 다른 이름은 향수화香水花, 초옥란草玉蘭, 초옥영草玉鈴, 영당화鈴鏜花, 노려화蘆藜花가 있고 영어로는 May lily입니다. 그리고 영국은 ‘계곡의 백합’, 일본은 방울처럼 생긴 난초라는 ‘스즈랑スズラン’, 독일은 ‘5월의 작은 종’, 프랑스는 ‘천국에 이르는 계단’으로 부릅니다. 은방울꽃은 화려하지도 않고, 잎 밑에 숨어 피며, 작아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5월에 결혼하는 신부의 부케로 가장 의미 있는 꽃이기도 합니다. 유럽에서는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관습이 있고, 십자가 아래 성모 마리아의 눈물에서 피어난 꽃이라는 유래로 더욱 사랑받는 꽃이기도 합니다.
의미 있는 은방울꽃이 피어나듯이 우리 함양군이 해야할 일이 생각납니다. 눈물로 피어 난 꽃송이와 닮은 일자리를 잃어버린 사람들과 좌초 위기에 처한 기업들, 농축산 농가와 개인사업자나 자영업자, 저소득층, 차상위계층, 기초생활수급자를 비롯한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계단처럼 피어난 꽃송이와 같이 한 계단 또 한 계단 올라가야 하는 경제 회복과 안정화 대책이 당장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제는 사회 구조도 변화되어 사회적 거리를 두면서도 공동운명체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일터의 가치와 가족의 의미는 한층 더 성숙해졌습니다. 여론과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중시한 시책을 잘 정리하여 시행한다면 새로운 미래를 여는 행복한 함양이 되리라 봅니다. 코로나19는 진행 중이고 그 경제적 여파가 사회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는 이때에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발생이 없는 우리 함양군은 군민과 뜻이 하나 되어 이 난국을 이겨나가야 합니다.
힘든 코로나19의 터널이 길어도 끝이 있는 게 터널입니다. 앞으로 경제가 어렵다하여도 밝은 미래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은방울꽃은 바람 부는 언덕에서 ‘틀림없이 행복해 진다’고 읊조리며, 애민정신으로 측우기를 만든 5월의 하늘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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