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찾아오는 사람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또 천연두를 마마나 손님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무서운 돌림병이 제발 곱게 가주시라는 염원을 담아 써 왔던 존대어 인 것 같다. 요즈음은 손님의 범위가 넓어져 찾아오는 사람, 시설을 이용해 주는 사람, 제품을 팔아주는 사람을 고객이라는 말로 통칭하기도 한다.
손님을 맞이하는 점포에 천객만래(千客萬來)라는 액자가 걸려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손님이 많이 오고 온 손님이 자주 오라는 덕담을 담은 것이지만 가정에서의 손님은 반가우면서도 부담스러운 이중성이 있다. 손님에게는 물 한 모금이라도 먹여 보내야 된다는 인정이 있고 먼 곳에서 친구가 찾아오니 반갑지 아니한가라는 환영의 마음이 담기기도 하지만 손님은 뒤 꼭지가 예쁘다는 말이 있고 서양속담에는 손님은 삼일 지나면 생선 썩은 냄새가 난다는 말도 있다. 아무리 반가운 손님이라도 빨리 가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것이다.
콧구멍만한 집에 밑구멍 같은 나그네가 온다는 옛 속담이 있다. 가난하여 형편이 어려운 집에 미운손님이 온다는 말이다. 경기도 어려운 판에 코로나19라는 무서운 불청객이 온 상황을 딱 맞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인 것 같다.
직장, 학교, 행사 등 일상생활을 뿌리 채 흔들고 있고 계속 병상을 늘려 나가고 귀한 생명마저 앗
아가는 재앙이 좀처럼 떠나갈 기미가 없다. 빨리 떠나준다면 코로나님이라고 부르고 싶은 심정이다.
봄마다 찾아오는 보릿고개는 그 끝을 알 수 있어 물로 배를 채우면서도 견딜 수가 있었는데 눈에 보이지도 않고 떠날 날도 예정되지 않는 불청객과의 싸움이 참으로 힘들고 걱정스럽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 못한다고 했는데 일부 지자체와 정부 여야 모두가 선거를 의식해 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으로 돈을 나눠주겠다고 한다. 정말 생활이 어려운 재난과 관련된 세대를 선별하여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하는데 잘못된 정책인 것 같다.
이런 어려운 시기를 틈타 대중인기 영합적인 포퓰리즘이라는 불청객이 편승한 상태가 되어 버렸다.
공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동서양 모두 공짜를 경계하는 말이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공짜가 제일 비싸다’ 공짜는 쥐덫 위에 있는 치즈뿐이다. 공짜는 꼭 그 대가를 비싸게 갚아야하고 위험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공짜로 준다는 돈 모두가 국민혈세이다. 결국 국민이 책임지거나 갚아야하는 빚인 것이다. 봉사가 제 닭 잡아먹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많은 직장과 영업장이 문을 닫고 있어 직업을 잃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세금원도 줄어들 것이다. 들어올 돈은 없는데 쓴 돈이 많아지면 가정이나 국가나 부도로 파산하는 길로 가는 것이다. 국민의 건전한 정신을 좀먹는 공짜심리가 만연되어 가는 것이 우려스럽다.
이 어려운 어둠속에서도 희망의 빛이 보이는 것은 우리국민은 어려울 때 일수록 연대감이 높아져 강해지고 우수한 의료진, 빠른 진단시스템, 자원봉사자, 면면히 지켜온 어려운 이웃을 돕는 상부상조하는 전통, 사재기 없는 의연함 등이 있어 다른 국가들 보다 빨리 효과적으로 코로나를 퇴치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틀 후에는 4년간 국회에 머물다가는 새 손님을 선별하는 국회의원 투표일이다. 4월은 나무를 심는 달이다. 좋은 묘목을 골라 희망을 담아 미래를 위해 나무를 심듯이 밝은 눈과 양심으로 나라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선량을 뽑아야 한다.
코로나에 종사하는 의료진과 봉사자의 체력과 경제를 회복할 수 있는 반발력이 소진되기 전에 미운손님 코로나와 작별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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