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문화발전협의체’ 조직과 공동 로드맵 구성 우리 고장 함양을 일컫는 말 중에 ‘선비골’, ‘양반골’, ‘충효의 고장’, ‘물레방아골’ 등이 있음은 이 고장 함양이 이름에 걸맞는 역사적인 전통과 내력을 가진 연유일 것이다. 또한 함양을 일컫는 말들이 이와 같음은 수려한 자연환경에서 인륜을 함께 일구어낸 고장의 얼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우리 함양의 얼이 우리의 가슴 속에 생활 속에 아직 남아있는 까닭은 대대로 이어져온 조상들이 이 고장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있었고 그것을 후손에게 일깨워 준 덕분이라 할 것이다.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 또한 ‘고장의 얼’에 대한 바른 이해와 지식을 바탕으로 오늘을 살아가야하며 후손들에게도 바르게 전수할 책무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함양의 얼은 무엇일까? 그것은 ‘좌 안동, 우 함양’이란 말이 나온 배경과 ‘선비의 고장’, ‘충효의 고장’과 같이 우리 고장을 일컫는 말을 통해서 본다면 당연히 선비정신이라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 사실과 인물에 근거해 보면 함양은 고려 말부터 조선 중기까지 성리학이 꽃을 피웠고 동시에 훌륭한 선비들을 많이 배출 시켰다. 성리학 사림파 영수로 추앙받는 김종직 선생이 함양군수로 오게 되면서 그 분을 추종하던 유호인, 정여창, 김굉필, 김일손, 표연말 등 수 많은 유생들이 함양을 찾게 되고 강익, 노진 등 후학들도 그 학맥을 이어받아 성리학을 더욱 발전시키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웃 산청의 조식 선생이나 거창의 정온 선생도 그 학맥을 계승 발전 시켰다. 김종직을 비롯한 정여창, 김굉필 등의 사림파와 조식, 이황을 중심으로 하는 영남학파가 조선 중기까지의 성리학을 발전시키는 데 크게 공헌하였다. 그들이 꿈꾸는 이상 사회가 바로 우리가 오늘날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선비정신이 충만한 새로운 21세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조선 선비가 추구하던 이상사회는 깨끗하고 공정하며 인정이 넘치는 인본중심 사회였다. 인(仁, 사랑)과 의(義, 옳음)를 기본으로 예를 행하고 지식을 넓혀 나가 믿음과 신념으로 세상을 행복하게 살게 하려는 사회였다. 이러한 생각과 행동은 선비에게서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선비가 앞장서 모범을 보이고 평민이나 상민, 천민들까지도 그 정신과 행동을 본받으려고 했던 것이다. 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 디지털·인터넷이 세상을 달구는 이 시점에 있어 새로이 선비정신을 갈구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고도의 산업화와 물질문명에서 비롯된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한 인간성회복에 무게를 두는 까닭일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유교문화를 가장 활발히 계승 발전시키고 있는 고장은 경북 안동이다. 안동은 소수서원과 선비촌, 유교랜드,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등을 운영함으로써 유교문화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이웃 산청군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산청은 조식 선생이 말년에 후학을 가르치던 곳이다. 조식 선생은 합천 삼가에서 태어나 한양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고 30세에 김해로, 48세에 합천으로 61세에 산청 덕산에 거주하며 72세를 일기로 생애를 마친 분이다. 조식 선생이 산청에서 지낸 기간은 삶의 마지막 10년이지만 산청은 조식 선생의 고향인 합천보다도 더 선생을 숭모하고 선생의 뜻을 기리는‘남명학연구원’을 만들어 남명 선비문화를 발전시켜오고 있다. 우리 함양은 어떠한가? 남들은 우리 고장을 ‘좌안동, 우함양’이라 불러 주지만 과연 우리는 선비문화의 계승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의 소중한 선비문화를 어떻게 발전시켜가고 있는지 우리 모두 반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함양 군청을 비롯한 함양군의 각 기관단체들도 함양의 선비문화 계승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펼쳐왔다. 다만 충분히 체계적이지 못하고 투자도 적어 발전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 싶다. 함양의 정신문화인 선비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려면 민, 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함양군청, 함양문화원, 함양교육지원청 등의 관청과, 유도회(함양·안의), 일두기념사업회, 남계서원 등의 민간단체가 연합하여 가칭 ‘선비문화발전협의체’를 조직하고 체계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 선비문화의 계승 발전을 위해 민관 연합의 공동 로드맵을 만들고 각 기관단체 별로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함양군청에서는 선비문화를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예산지원을 하고 함양문화원에서는 선비문화를 확산, 발전시킬 수 있는 자료의 개발과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함양교육지원청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선비교육을 하고 유도회를 비롯한 민간단체에서는 각 단체의 목적에 맞는 실천중심의 선비문화 계승 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민, 관의 역할과 로드맵을 구성함에 있어서는‘선비문화발전협의체’에서 충분히 협의하고 토론하여 각 기관이 나아갈 방향과 역할 분담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우리 함양에 사는 군민뿐만 아니라 출향민 모두가 함양을 아끼고 사랑하며 함양에서 사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고 함양이 고향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 까닭은 함양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넉넉한 인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부터 전해 오는 선비정신이 함양 땅에 충만하고 그 선비정신을 고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함양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우리 고장의 고귀한 선비정신을 천만년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넘겨주어야 할 중대한 책무를 지고 지금 여기에 살고 있음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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