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의 주요현안을 논의할 때 청년들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배제 당해왔다. 이미 기성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적 구조를 바꾸기도 어렵고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 위주로 정책이 정립되어 정작 미래세대를 책임질 청년들에 대한 정책인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주간함양은 청년 패널들을 직접 모아 지역 현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청년들 너의 생각이 참 궁금해’ 코너를 기획 보도하고 있다. <편집자 주>
1월22일 오후 7시 주간함양 회의실에 열린 ‘청년들 너의 생각이 참 궁금해’ 열 번째 모임은 ‘청년들이 말하는 청년 정책, 함양군은 얼마나 반영하고 있나’라는 주제로 최학수, 석가영, 황지용, 노기원 등의 패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야기를 나눴다.최학수: 오늘은 ‘청년들이 말하는 청년 정책, 함양군은 얼마나 반영하고 있나?’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지역이 소멸 위기 지역이고, 초위험 단계나 위험 단계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자체가 인구 정책을 세우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청년 세대를 주요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죠. 인구 문제의 다양한 부분이 청년 세대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지자체들도 청년 정책에 많이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청년 정책은 보통 수준의 노력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모두가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보통 수준을 넘어서는 정책을 세워야 성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청년 정책에 대해 논의할 때 청년의 목소리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는 모든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얘기입니다. ‘왜 이걸 이렇게 지원하지 못하나?’, ‘한쪽만 반영하고 있다’, ‘너무 사는 청년을 위한 정책이다’, ‘오는 청년을 위한 정책이다’ 등 다양한 논란이 있습니다. 결국, 청년 정책을 잘 반영하고, 근거 있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현재 우리는 청년 정책 네트워크를 준비 중인데요. 청년들의 의견을 어떻게 잘 반영할 수 있을지, 우리 청년은 어떻게 하면 우리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우선 제가 먼저 말씀드리자면, 지난해 진행했던 청년 정책 네트워크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총 30여 명이 모였고, 진행 과정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총 4개 분야, 즉 일자리, 주거, 문화·여가, 농업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는데요. 각 분야에서 한 가지씩 정책을 발굴하자는 권고 수준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 분과마다 회의를 거듭했지만, 참여율이 점차 떨어졌습니다. 특히 농업 분과의 경우 마지막 회의는 단 두 명이 참석해 ‘이걸 제출하도록 할까요?’라는 식으로 결론을 냈다고 들었습니다. 기존 방식은 실효성이 낮아 보였고,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노기원: 함양에서 진행하는 대부분의 정책이나 행사는 함양군청 홈페이지에만 공지됩니다. 인스타그램에도 올라오긴 하지만, 행사 직전이나 지나고 나서야 올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년 정책 네트워크 2기 모집도 군청 홈페이지 고시·공고에 약 2주 전에 올라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군청 홈페이지를 확인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인스타그램 공지도 너무 늦게 올라옵니다. 제가 본 인스타그램 공지는 모집 마감 7~8일 전쯤에 올라왔는데요. 이런 식이라면 많은 청년이 참여하기 어렵습니다. 공지 시점과 방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황지용: 청년 정책 관련 연락을 받고 함양군 홈페이지를 확인했는데, 특별히 눈에 띄는 청년 정책은 없었습니다. 대부분 신혼부부 지원 정책 등 다른 지자체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빈집 수선사업 신청을 위해 면사무소를 방문했는데, 군청 직원이 연휴 이후 빈집을 방문해 확인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습니다. 확인이 끝나면 예산 집행과 서류 작업을 거쳐 3월쯤 확정될 것 같다고 하더군요. 이 과정에서 빈집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자부담으로 수리를 진행한 뒤, 비용을 환급받는 방법은 안 되냐고 물었는데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결국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빈집 수선사업은 귀촌을 결심한 사람들에게 주거 공간을 제공하려는 사업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신청 기간이 짧고 집행까지의 시간이 길며, 신청 조건도 까다로워 전·월세에 사는 사람들은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이사철인 1~2월, 특히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3월 입학 전에 주거가 안정되어야 하는데, 현 정책은 그런 부분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함양군의 인구 정책에서 청년 정책의 타겟이 명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양군은 청년이 함양군으로 들어오길 원하는 건지, 청년이 함양군에서 아이를 낳고 살기를 바라는 건지, 경제적으로 안정된 중장년층 유입을 원하는 건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귀농 정책은 대부분 중장년층에 적합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청년들에게는 무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제 생각에는 함양군에서 농사 짓는 분들에게 투자를 해서 농업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방법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귀촌을 결심하는 청년들은 창업보다는 시골에서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한다면 더 많은 청년이 함양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학수: 황지용님의 의견은 참신하고 좋은 청년 정책 아이디어인 것 같습니다. 농사를 짓지만 물려줄 자식이 없는 농업인과 청년을 매칭하는 시스템은 인구 소멸 문제와 농업 일손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노기원: 농업의 경우 계절적 한계가 있습니다. 12월부터 3월까지는 일이 없어 고용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봄에는 양파 농사를 짓고, 겨울에는 딸기 농사를 짓는 식으로 돌아다니는 것은 전문성이 떨어지고 결국 일용직 노동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큽니다.황지용: 농업 회사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아니라, 시골에서 살아보고 싶은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수익 창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최학수: 현재 귀농·귀촌 정책은 중장년층 유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청년 정책에서도 명확한 목적성이 보여야 하는데, 대부분의 지자체가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쉽습니다.노기원: ‘청년’이라는 단어 자체가 너무 광범위합니다. 예를 들어 ‘노인 정책’을 떠올리면 여가와 휴식을 떠올리기 쉽지만, ‘청년’은 결혼 여부, 직업, 근무 형태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습니다. 함양군에서 화요일 오후 2시에 청년 대상 행사를 연다면, 농업인이나 프리랜서를 제외한 직장인은 참여가 어려울 것입니다. 청년 정책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려면 청년이라는 거시적 타겟을 직장인, 농업인 등으로 세분화해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석가영: 공감합니다. 지난해 청년의 날 행사 참석률이 저조했던 이유 중 하나가 행사 시간이 직장인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시간대였기 때문입니다. 참석자는 주로 육아 중인 청년들이었는데, 차라리 행사를 육아 중인 청년 부모들을 위한 것으로 기획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또한, 청년 월세 지원 사업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저는 1차 때 신청해 지원을 받았지만, 2차 때는 한 번 지원받은 사람은 신청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모든 청년에게 균등하게 지원하고 싶어 하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실제로 더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이 확대되었으면 합니다.
황지용: 청년 정책 기한을 상시적으로 열어두고, 수요자도 사업에 따라 이쪽 수요자가 많을 수도 있고 저쪽 수요자가 많을 수도 있잖아요. 그렇다면 여러 옵션이 준비된 상태에서, 전체 예산을 지원 요청이 들어오는 대로 신속하게 처리하고, 예산이 소진되면 “올해는 예산이 종료되었습니다”라고 안내하는 방식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요?
적극 행정을 이야기한다면,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담당 부서에서 일방적으로 “언제부터 언제까지 신청하세요”라고 공지하고, 그 시기에 맞춰 신청해야만 하죠. 문제는, 신청이 가능할지조차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미리 오랜 시간 준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조건 자체가 상당히 까다로워서 많은 사람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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