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적인 고전 소설 <춘향전>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의 주제가 함양 여인 홍월(紅月)에 핵심이 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왔다.
지난 9월23일 오후 함양문화원에서 열린 ‘산서 조경남 383주기 추모 강연’에서 설성경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춘향전>의 핵심, 함양여인 홍월’을 주제로 이러한 주장을 밝혔다.
설성경 명예교수는 “<춘향전>의 전반부를 주도하는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의 주제는 그동안 알려진 신원설화, 열녀설화보다는 함양여인 홍월이 핵심에 있다고 보았다”며 “산서 조경남은 제자 계서 성이성이 남원의 책방도령에서 인조가 특별히 아끼는 호남암행어사가 된 역사적 사실과, 함양여인 홍월과 남원의 연인 유점의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사랑의 실화 등을 융합시켜 영남과 호남의 소통을 이면서사에 내장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표면서사는 춘향의 수절과 열녀 정신, 암행어사의 변치 않는 사랑과 약속의 실천을 서사화하였다고 설명했다.
설 명예교수는 <춘향전>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서, 학계에서 염정소설, 통속소설, 판소리계 소설로 보아왔던 <춘향전>을 성리소설이자 원작가는 정암 조광조의 후예인 산서 조경남임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성리소설의 특징인 이중서사 구조는 표면서사에 연계된 이면서사에 작가가 의도적으로 내장시킨 본질적인 주제가 진정한 주제”라며 “<춘향전>의 이면서사는 조경남이 경험한 내우외환의 문제를 비롯해, 자신이 특별히 관심을 기울인 역사적 사실이나 야담들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경남 383주기 추모 강연은 짚신문학회와 지리산문학관의 공동주최로 열렸으며 120분 가량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