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문화 행사 또는 활동을 심층적으로 담는다. 교육과 문화는 지역의 잠재력이자 지역민들의 삶의 만족도를 대변하는 분야다. 이에 주간함양은 함양 안에서의 수많은 교육·문화 활동이 독자들에게 생생하고 매번 신선하게 체감될 수 있도록 ‘교육·문화 포커스’ 코너를 마련했다. 매월 둘째 주, 셋째 주 교육·문화 현장에 한걸음 더 들어가 담아낸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시대가 급변하고 새로운 문화들이 유입됨에 따라 향토문화는 점점 우리네 관심 밖으로 밀려나가고 있는 현실이다. 지방소멸 위험에 놓여있는 함양군과 같은 소규모 지역은 소멸과 함께 지역의 역사마저 잊힐까 걱정해야 한다. 이러한 혹독한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선대의 발자취를 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목할 부분은 1500명이 안되는 자그마한 면단위 지역의 역사를 발굴하고 연구하는 단체라는 것이다. 바로 휴천면 역사를 발굴하고 연구하는 휴천향토문화연구회가 그 주인공이다. 비록 소규모 지역에 속하지만 한국전쟁 시기 비극을 비롯해 다양한 풍부한 역사를 품고 있는 휴천면인 만큼 연구 회원들은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휴천향토문화연구회(회장 김일웅)는 지난 1월31일 휴천면복지관에서 제1회 학술대회를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첫 발걸음을 뗐다. 2021년에 창립해 15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연구회는 ‘애민·애향의 문화, 휴천에 있다! 휴천을 잇다!’라는 주제로 그동안의 성과를 선보이면서 휴천 주민들에게 공식 인사를 올렸다. (2024년 1월31일 ‘휴천에 있다! 휴천을 잇다!’ 보도 참고) 행사에서는 ‘화산십이곡에 대한 고찰’, ‘백연마을과 도정(문정) 마을의 유래 고찰’ 등 발제 토론과 ‘우리 마을 문화유산 보물찾기’ 등의 사례 발표가 이어졌는데 자신의 지역을 바탕으로 한 수준 높은 연구 성과 발표를 주민들은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김일웅 회장은 학술대회 개회사에서 “지금 우리가 내딛는 이 한 발자국은 미약할지라도 후에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소중한 활동임을 굳게 믿는다”고 밝혔다.열악한 현실 속에도 향토 문화를 살리고자 그 믿음을 굳게 이어갈 휴천향토문화연구회 회원들을 지난 2월14일 금반초등학교에서 만났다. 김일웅 회장을 비롯해 같은 회원인 김기완 휴천면주민자치회 회장과 백종필 금반초등학교 교장도 함께 인터뷰했다. 휴천 역사를 위한 첫걸음평소 지역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구성된 휴천향토문화연구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남아있는 지역 역사의 흔적들에 대한 김일웅 회장의 큰 호기심은 연구회 창립에 출발점이 됐다. 김일웅 회장은 “밖에서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지역 역사의 흔적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한자에 굉장히 자신이 있어서 비문 같은 것을 해독하고 다녔다. 그러다 보니 흥미와 더불어 호기심도 생겼고 마찬가지로 관심이 많으셨던 지금 연구회의 백재현 총무님과 함께 연구회 창립 결정을 하게 됐다”며 “그 이후 점점 사람들이 모여 지금의 연구회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역사는 시대가 흐름에 따라 새롭게 해석되기 마련이다. 또 당시 열악한 연구 환경으로 잘못 검증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런 점에서 지역의 역사를 새로 발굴하는 것과 더불어 다시 되짚어보는 작업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김기완 회장은 “휴천과 관련된 기존의 역사자료들도 존재하지만 오래된만큼 새롭게 조명하거나 재검증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차원에서 김일웅 회장님의 제안을 수락했고 우리 애향의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 마을의 역사를 다시 찾아 나서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역의 역사는 교육 차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교에서는 지역의 역사 자원을 바탕으로 한 특색 있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고 그 교육으로 인해 지역의 아이들이 자신의 고향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된다. 어르신과 아이들이 소통하는 매개체로도 역할을 한다.   백종필 교장은 “저는 시골의 학교가 도시 학교를 모방하는 것이 아닌 그 지역에 맞는 지역에 의한 특색 있는 교육을 해주었을 때 생존할 수 있고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왔다”며 “그래서 이곳에 발령받았을 때 역사 발굴 활동을 하는 연구회가 있다는 사실에 반가웠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번 학술대회에 발표된 ‘우리 마을 문화유산 보물찾기’ 교육 사례는 지역의 아이들과 어르신들에게 정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강조했다. 주민과 함께하는 연구회이제 3년차에 접어든 휴천향토문화연구회는 어떠한 지원 없이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참여 속에 운영되고 있고 군민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이처럼 자유로운 환경 속에 휴천 역사를 위한 회원들의 취재 및 탐방, 토론은 계속해서 이루어질 전망이다. 김일웅 회장은 연구회 활동에 있어 성과 관련 사진, 책 등 기록물들을 최대한 많이 남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일웅 회장은 “우리가 죽고 나면 남는 건 기록밖에 없다. 우리가 만든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후손들이 지역을 공부하고 또 추가적인 연구를 이어갈 시 쉽게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록물을 생산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많은 검증과 보완을 거친 기록물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김기완 회장은 기록물 검증 과정에 있어 주민들과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전쟁을 비롯한 근현대사 같은 경우 저를 포함에 겪은 어르신들이 많다. 또 마을마다 계속해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품고 있는 어르신들도 많기 때문에 주민들과 서로 적극적으로 소통을 하면서 충분한 검증을 바탕으로 한 오류 없는 기록물을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본다.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연구회가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종필 교장 또한 지역 주민의 관심과 사랑 속에 연구회가 발전해나가야 한다고 동의하면서 향토 문화가 많이 알려짐으로 인해 애민 정신이 일반 주민 생활 속에 깃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끝으로 김일웅 회장은 휴천향토문화연구회 활동에 있어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하면서 휴천 역사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일웅 회장은 “지난 학술대회를 통해 관심을 가져주신 주민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수준 높은 우리 휴천면의 역사와 문화가 전국적으로 잘 알려질 수 있도록 우리 회원들과 더불어 노력하겠다. 이러한 활동에 있어 주민분들이 많은 박수를 보내주시면 힘이 될 것 같다”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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