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는 함양군 안의면의 우즈베키스탄인들을 만나보았다. 이번에는 함양군보다 더 많은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1시간30분 거리의 대구광역시로 이동하였다.   대구 서부정류장에서 지하철을 타고 환승을 한번 하여 도착한 대구 서구에 위치한 북부 정류장. 그곳은 마치 이태원의 외국 식당 거리를 작게 구성해놓은 듯 중국어가 적힌 간판을 단 중국 식당, 우즈베키스탄의 국기가 건물에 크게 그려져 있는 잡화점, 수염을 기르고 우리와는 다른 생김새를 한 이들이 들어가고 있는 인도-파키스탄 식당들이 거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물론 그곳들도 방문해볼 생각이었지만, 내가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그 거리의 건너편에 위치한 ‘아크사 이슬람 센터’였다. 대구에 위치한 이슬람 사원들 중 하나인 아크사 이슬람 센터에서 내가 만난 이는 ‘아크사 이슬람 센터’를 관리하고, 단체 예배 때 지도자인 ‘이맘’ 역할을 맡는 파키스탄에서 온 압두살람 무함마드 이슬람(57)씨였다. 그는 내가 외국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쓴다고 소개하자, 커피 한잔을 내오며 나를 환영하였다. 명치까지 기른 턱수염이 인상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파키스탄의 펀자브주에서 왔고, 2010년도부터 중고차 사업을 위해 한국에서 체류하다가, 최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였다고 자신을 소개하였다. 그는 농담을 자연스럽게 건넬 만큼 한국어가 유창하였고, 영어와 아랍어, 모국어인 우르두어와 민족 언어인 펀자브어까지 구사할 수 있다고 하였다. 같은 아시아임에도 불구하고, 인도에 비하면 인지도가 꽤나 떨어지는 파키스탄. 나는 그에게 한국에서 사는 것이 어떤지 물었다. 불편한 점이나 인종 차별 같은 것은 없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나의 질문에 웃으면서 답해주었다. 일단 그는 이곳 대구 북부정류장 일대에는 ‘할랄 푸드’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식생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그가 한국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것은 아닌게, 그는 종종 주변의 한식 뷔페에서 한식을 즐긴다고 말해주었다. 그는 오랫동안 한국에서 거주하다보니, 한국 음식은 입에 맞을뿐더러, 주변의 이웃인 우즈베키스탄인들의 음식 또한 좋아하게 되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한 한국에서 삶도 그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만나본 한국인들은 모두 친절하였고, 자신을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눈에 보여서 정말 고맙다며 감사를 표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집 앞에서 폐지를 줍는 노인에게 달마다 쌀을 사드리고 있다고 하는데, 그는 이것이 이슬람에서 가르치는 미덕이라고 말하며, 이슬람과 한국 사회는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최근 고민이 많아졌다. 작년부터 큰 이슈가 되었던 대구 경북대 근처의 이슬람 사원 건축 반대 시위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적법한 절차를 거쳤고, 문제도 없을 것인데 주민들이 테러리스트라고 자신들을 부르며 반대 시위를 하는 것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내 웃으며 말했다. “모든 한국인들이 그런 것이 아니니까, 그래서 나는 한국이 좋아요” 마지막으로, 그에게 원하는 것이 있냐고 물었다. 압두살람씨의 대답은 한국에서 계속 이웃들과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 이웃이 한국인이든, 파키스탄인이든, 우즈베키스탄인이든 중국인이든 상관치 않고 말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끝낸 압두살람씨는 나에게 주변 파키스탄 식당에서 커리를 대접하였다. 나는 손사래를 치며 내가 돈을 내겠다고 하였지만, 그는 이것이 파키스탄의 문화고 전통이라며 결코 그것을 거절하였다. 확실히 대도시답게 외국인들이 많았다. 한국어가 유창하여 소통이 더 잘되었던 압두살람씨 덕분에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압두살람씨의 소원이 이루어지고, 다문화 사회에서 차별 없는 날이 오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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