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함양읍 웰가아파트 입구에 카페와 식당을 겸한 ‘산삼&커피’가 문을 열었다. ‘산삼이랑 커피? 이 무슨 생소한 조합인가’ 눈길을 끌기엔 충분했다. 카페 안에는 산삼주, 더덕주, 수많은 약초로 만든 담금주가 전시되어 있다. 다양한 형태의 담금주를 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다. ‘산삼&커피’ 정수환 대표는 심마니이며 삼을 직접 재배한다. 백전면 대안 지역에 1만2000평의 삼 재배지가 있다.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4시30분이면 삼밭을 오른다. 삼을 재배하기 시작한 때는 18년 전. 처음에 삼을 재배하게 된 건 본인과 가족들이 먹기 위해서였다. “제가 산을 무척 좋아해요. 사촌형이 심마니인데 형을 따라 다니며 약초도 캐고 삼고 캐고 했지요. 그렇게 함께 다니면서 매력을 느꼈어요” 그 경험을 살려 정수환씨는 본격적으로 삼 농사에 뛰어들었다. “산에 있으면서 지인들이 찾아오면 백숙을 많이 끓여 줬어요. 약초도 많이 넣고 끓여주면 그렇게 맛있다고 하더라구요” 워낙 사람을 좋아한 정수환씨는 산으로, 집으로 사람들을 초대했고 서슴없이 지인들이 찾아오곤 했다. 그때마다 아내 권오정 여사가 북적이는 집에서 손님을 치렀다.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부인이 아니었으면 힘들었어요. 음식솜씨도 좋아요. 군말없이 그 많은 손님대접을 혼자 했죠” 아내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는 정수환씨는 아내를 믿고 일을 벌였다. 카페 옆에는 산삼백숙을 파는 식당이 운영된다. “레시피는 모두 제가 개발했어요. 만들어 먹어 보고 지인에게 시식도 하면서 최고의 맛을 찾았죠” 상을 가득채운 명이나물, 엄나무순, 산더덕 장아찌는 모두 산양삼 달인 물로 만든다. 백숙 육수에도 당귀, 황기, 엄나무 등 약초 달인 물과 파지삼이 들어가 총 13가지 재료로 맛을 낸다. 백숙에 들어가는 약초는 독성이 없는 것으로 쓴맛을 줄이고 산더덕과 산양삼을 같이 넣으니 잡내를 모두 없애 깔끔한 육수맛을 낸다. 산더덕도 직접 재배한 것이다. “산에 씨를 뿌려 자연 그대로 키우다보니 산더덕이 크진 않지만 향이 일품이에요” 직접 캔 약초, 직접 재배한 산양삼과 산더덕. 그래서 신선한 재료가 요리에 듬뿍 들어간다. 카페에서 판매되는 차는 커피부터 산양삼차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삼을 이용한 다양한 음료 중 특히 손님들이 즐겨 찾는 것은 산양삼라떼, 산더덕라떼, 산양삼 차이다. 산양삼차는 삼 잎을 채취해 덖은 후 가루를 내서 우려낸 것으로 보기엔 녹차처럼 보이나 진한 삼향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라떼는 젊은층에, 차는 중장년층이 많이 찾는 인기메뉴다. 삼을 재배해 보니 버릴게 없었다. 입부터 뿌리까지, 파지삼도 버리지 않고 이용할 수 없을까 고민했던 정수환씨는 2018년 함양산양삼주 제조허가를 받아 산삼주를 판매하고 있다. 올해는 즉석가공허가를 받아 삼을 넣어 만든 장아찌와 조청고추장, 삼과 꿀이 함유된 액상차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산양삼 가공개발에 관심이 많아 여러 가지 시도를 했어요. 내년 쯤 본격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정수환씨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삼을 잘 키우는 것이다. 그는 삼을 잘 키우려면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삼을 키우는 건 사실 힘들어요. 그런데 노력한만큼 꼭 보답하는 것도 삼이에요. 삼은 거짓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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