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30일 출시된 대규모 언어모델에 기반한 대화형 인공지능 프로그램 챗GPT 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 심기가 불편했다. 방대한 정보량을 가진 챗GPT가 대화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취할 막대한 수익창출도 불편했지만 신출귀몰한 능력으로 수요자가 원하는 딥deep한 답을 제공한다는 것은 대놓고 교육에 위협을 가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혀서 더 불편했다. 당연히 세계 교육계에 파장이 일어나고 국내 교육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인공지능의 출현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서 놀랄 일도 아니지만 챗GPT는 유독 학생교육에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교육계의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어느 대학생이 “계절학기 과제를 챗GPT로 냈는데 결과는 A+이었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어나고, 어느 국제학교 재학생들의 챗GPT를 사용한 영문 에세이가 0점 처리된 사례를 비롯하여 표절과 대필악용 우려, 오답률의 문제까지 속출하니 교육계는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양새다. 미국 뉴욕과 LA의 공립학교 교내 네트워크는 챗GPT 접속금지 방침을 내세웠고, 서울대는 챗GPT 활용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툴 개발 착수에 들어갔다는 기사도 있다. 챗GPT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대학가에서는 신기술을 무조건 막기보다 새로운 교수법의 필요성을 인지하기도 한다. 이미 출시된 프로그램을 차단하는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고 뛰는 놈 위의 나는 놈이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므로 표절과 대필의 활용에 대응책이 필요했을 것이다. 초중고는 학생부 작성 및 관리지침에 과제형 수행평가가 금지되어 있으므로 안심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학교나 교사에 따라 시험범위 예고하듯 주제를 사전예고 한다면 안심할 수 있을지 어떨지 모를 일이다. 학생들이 탐구와 조사와 연구를 통한 지식축적을 생략하고 챗GPT에게서 순식간에 답을 얻어내는 방식은 지극히 부정적이다. 챗GPT를 개발한 OPEN AI는 지배층이 될 것이고, 지식습득과 조직력, 창의력, 판단력을 챗GPT에 의존한다면 학생들의 우민화가 촉발 될 것 같은 극단적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악의적이고 섬뜩한 답변 결과도 나오고 있다니 두렵고 어지럽다. 한편 공상과학소설 작가 테드 창은 뉴요커에 챗GPT에 대한 기고문을 올려 “인터넷 정보의 복사열화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 제록스 복사기처럼 “챗GPT도 인터넷상의 글을 1% 수준으로 압축한 뒤 나머지는 추정해서 채워 넣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간의 독창적 글쓰기 능력도 떨어뜨릴 거라고 관측했다는 기사도 보인다. 게다가 의료·법조·예술·언론 등의 영역까지 손을 뻗었으니 명明인지 암暗인지 혼란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편의를 넘어 인간을 밀어내는 AI는 인류의 미래를 장악하여 기계기술에 종속 시킬 것이다. 인간의 관심사를 조종하는 알고리즘, 개인의 행선지를 따라다니는 스마트폰과 인간의 뇌를 무력화시키는 챗GPT가 그 징후다. 그러나 불안을 비웃기라도 하듯 챗GPT에 놀란 구글이 부랴부랴 BARD를 출시했다가 망신을 당하고, 네이버는 챗GPT보다 한국어를 6500배 학습한 초대규모 AI ‘하이퍼 클로바 엑스’를 7월에 공개한다고 공언했고, SKT도 AI 혁신이 이끄는 새로운 세상을 알린다고 한다. 너도나도 신기술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교육계가 부정적인 측면에 대처하기 위해 부단한 연구를 하는 가운데 군림하는 신기술에 대한 찬양과 우려와 불안이 난무하며 세상은 복잡하게 흘러간다. 곧 챗GPT 4가 등장한다는데 Open AI는 챗GPT 4만으로 만족하지 않을 것 같아 더 불안하다. 그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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